[격전지 분석-춘천갑·원주갑] 허영, 김진태에 안심할 수 없는 우세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7 15:00
  • 호수 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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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박정하 맞붙는 원주갑, 노무현-이명박 대리전에 관심 집중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총선 시곗바늘은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제 4·15 총선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고, 거대 양당은 판세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제1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내심 과반(150석) 당선의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140~145석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4월2일 현재까지 등록된 지역구 여론조사 가운데 여야 승부처로 꼽히는 전국 40곳의 결과들을 집중 분석했다.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주목하는 지역구는 그만큼 격전지로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격전지 여론을 점검해 보면 민주당은 호남에서, 통합당은 영남에서 뚜렷한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결국 승부처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전체적으로 다소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당이 승리를 자신하는 배경이다. 통합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실제 결과가 여론조사와 상당히 다르게 나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입장이다. 강원지역 또한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통합당 양후보간 팽팽한 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승부처로 꼽힌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 조정을 통해 분구된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하 춘천갑) 지역엔 허영 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통합당 후보 간 치열한 리턴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진보진영의 대부인 고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허 후보와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후보의 대결이니만큼, 춘천갑은 그 어느 곳보다 후보 간 이념 간극이 큰 곳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중도표 공략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총선에서 허 후보와 김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약 4.6%p였다. 그러나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선 4년 전 결과와 반대로 허 후보가 대체로 우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에선 이번 선거구 조정이 허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이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년 전 두 후보의 득표수에서 춘천갑 선거구에 포함된 19개 동과 면만 따져 다시 계산해 보면, 허 후보와 김 후보 간 표 차이는 6000여 표에서 3000여 표로 줄어든다. 선거구 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불리한 농촌 지역이 춘천갑에서 상당 부분 제외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변수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의 대결은 전보다 더욱 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허 후보가 꾸준히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원 전역이 영남 지역 못지않게 보수세가 강한 만큼, 민주당 역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에 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은 춘천에서 처음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강원 원주갑▶

강원 원주갑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진표가 늦게 확정됐다. 3월2일 장고 끝에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후, 7일 통합당이 이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김기선 의원을 공천에서 제외하고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을 단수 추천하면서 비로소 이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대진이 짜인 이후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14~22%p의 비교적 큰 차이로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권성중 당시 민주당 후보가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에게 불과 134표 차로 석패한 만큼, 원주갑은 강원 내에서 민주당 세가 작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강원지사 출신 이 후보의 인지도가 더해지면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원주갑은 이 후보의 정계 복귀로 일찍이 주목을 받았지만, 노무현·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으로 구도가 짜이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노무현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다. 반면에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MB맨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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