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불필요한 신체 접촉…참회하며 살겠다”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4.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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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서 긴급 기자회견 열고 사퇴 발표
“강제추행 머리 숙여 사죄…말할 수 없는 송구함”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여성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 행위를 인정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며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 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350만 부산 시민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책임을 이루지 못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낀다”며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 그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되기 위해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겠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 분들께 사죄 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피해자가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언론인과 시민 여러분이 보호해 달라”며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3전 4기로 부산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참 잘해내고 싶었다”고 언급하며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오 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돼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는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을 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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