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당 맞나”…장제원-홍준표 한 목소리 이유는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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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홍준표 당 대표 시절 대변인 맡아…洪 복당 주장도
복당 선 그은 김종인 비판 글 8일 연속 올려
2017년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홍준표 의원과 장제원 당시 수석대변인 ⓒ 시사저널
2017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장제원 당시 수석대변인 ⓒ 시사저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쓴 소리를 던지고 있다. 그는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매일 SNS에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당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 장 의원이 비대위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점도 홍 전 대표와 김 비대위원장의 관계가 틀어진 올해 4월 말부터다.

장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김 비대위원장이 들어온 이후, 대여 투쟁력이 현격하게 약화되고 있다”면서 “어느 것 하나 쟁점으로 만들어 부각시키고 국민들께 알리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으로 전락했다”고 썼다. 김 위원장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 장 의원은 “어이가 없다. 이게 야당인가”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도 이날 “기본소득제의 본질은 사회주의 배급 제도를 실시하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보칙에 불과한 경제민주화가 헌법상 원칙인 자유시장 경제를 제치고 원칙인양 행세 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경제민주화 조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김 위원장이 1987년 현행 헌법 제정 당시 제안해 ‘김종인 조항’이라고도 불린다.

장 의원은 홍 전 대표와 주요 사안에 유사한 목소리를 내며 ‘대변인격’ 역할에 충실해왔다. 장 의원은 2017년 11월 당 수석대변인에 임명되면서 홍 전 대표 체제에서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후 2018년 6월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때까지 호흡을 맞췄다.

바른정당 복당파인 장 의원은 “복당파가 주요 당직을 장악했다”는 한선교 의원의 비판에 대변인직을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홍 전 대표가 사표를 수리하지 않기도 했다. 

지난 총선 직후에 장 의원은 “무소속 당선자들의 즉각적인 복당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홍준표 당선자는 대통령 후보를 지낸 분이다.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홍 전 대표의 사이가 멀어지자 장 의원도 비대위에 연일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 직후에만 해도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 주도 비대위 체제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차기 대권 주자로 1970년대생 경제전문가를 영입해야한다고 주장하고 복당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들의 관계가 달라졌다. 장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미련은 버렸으면 좋겠다. 시간 낭비이자, 갈등만 재생산하는 소모적인 미련”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시점이다.

장 의원이 ‘야당 내 야당’으로서 김 위원장과 대립하는 일이 비대위 임기 마무리 전까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최근 저의 행보에 대한 제 생각을 비교적 잘 정리한 기사”라며 한 언론과 인터뷰 기사를 공유했다. 장 의원은 인터뷰에서 “충정을 가지고 비판을 하는 것”이라면서 “다른 의원들과 공동성명을 안 내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하는 것은 기다린다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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