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또 원 구성 법정시한 어긴 국회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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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상임위원 정수 확정…12일까지 합의 불발시 법사위원장 선출 강행 전망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21대 국회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던 정치권은 또 다시 스스로 법을 어겼다. 여야 합의 실패로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긴 것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원 구성 시한인 8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을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와 관련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을 또 지키지 못한 것이다.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맡느냐의 문제였다. 177석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대 국회 때 쟁점 법안이 매번 발목잡혔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의석수에 따라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오겠다는 으름장까지 놨다.

통합당도 필사적이었다. 의석이 100석 아래로 줄어 대여(對與) 견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마저 뺏기면 협상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협상 막판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넘길테니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요구도 내걸었으나 통하지 않았다.

여야는 12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합의 가능성이 높진 않다. 그 경우 여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크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은 12일 오전까지 상임위원 선임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양당 원내대표에게 요구했고, 12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부터), 박병석 국회의장,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장실에서 상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부터), 박병석 국회의장,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장실에서 상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이 본회의 시점을 언급한 만큼 법사위원장 선출을 위한 표결에 착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당 독주'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확보한 뒤 다른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협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여야는 상임위원회 위원정수 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0일까지 합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특위에서 상임위별로 몇 명의 위원을 배정할지 논의해, 그 결과를 담은 규칙 개정안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것이다. 특위는 민주당 6명, 통합당 4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1명으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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