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내놓은 두산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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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대금,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6000억∼8000억원 전망
KB증권 "단시일 내 매각 성사 가능성 매우 낮을듯"
경영난에 빠진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경영난에 빠진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두산그룹이 결국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에 3조6000억원을 지원한 대가로 자체적으로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간사에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다.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대금으로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되사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3조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당시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두산중공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갖추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과제가 있다. 이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두산그룹은 건설기계·엔진 생산업체로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 후순위로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 작업이 인수가격을 둘러싼 갈등에 지지부진하자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게 됐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거론되던 매물의 매각 진행이 더뎌졌다"며 "매각 지연에 따라 우량 매물로 분류되던 두산인프라코어로 시선이 옮겨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기존 자구안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단시일 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기계 연결 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 별도 차입금이 2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442억원)의 12배에 이를 뿐 아니라, 중국 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7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며 매각 성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매각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장중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전 10시1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8.92% 뛰어오른 6850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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