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유포한 손정우 “미국 송환만은…”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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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교도소, 아동성범죄에 가혹해…한국서 처벌받게 해 달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이 16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재판이 열린 서울고법에 마련된 중계법정에서 취재진 등이 모니터를 보며 손씨 재판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이 16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재판이 열린 서울고법에 마련된 중계법정에서 취재진 등이 모니터를 보며 손씨 재판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손정우씨(24)가 “한국에서 처벌 받게 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 공조 수사로 붙잡힌 손씨는 미국 측의 범죄인 송환요구를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정문경·이재찬 부장판사)는 16일 손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기일을 열었다. 손씨는 “스스로도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가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받고 싶다”고 밝혔다.

아동 성 착취물 유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손씨는 비트코인을 이용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성 착취물 유포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을 마쳐 미국에 송환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측은 한국 검찰이 손씨를 범죄수익은닉죄 혐의에 대해 재판에 넘기지 않은 점을 근거로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범죄수익은닉과 관련된 죄는 미국 내에서 재판을 거쳐 처벌하겠다는 의미다.

손씨 변호사는 우리 검찰 측 잘못으로 미국이 송환을 요구했다며 인도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아동음란물 관련 혐의뿐 아니라 범죄수익 은닉도 검찰이 수사했던 부분”이라면서 “검찰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았든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인도 청구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범죄수익은닉과 관련해 손씨를 재판에 넘겨 국내에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입장도 밝혔다.

손씨 측은 미국에 송환되면 이미 처벌을 받은 아동 성착취물 유포에 관해 이중 처벌 가능성을 주장했다. 손씨는 징역 1년6개월 선고를 받고 국내에서 형을 마쳤다. 손씨는 형을 두 번 사는 것보다도 아동성범죄자를 집단적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 미국 교도소 분위기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교도소는 일과 시간에 다른 재소자들과 접촉이 자유롭다. 또한 아동성범죄자는 배척하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문화가 있다. 교정당국은 재소자가 어떤 죄로 수감됐는지를 밝히지 않지만 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 판결문이나 언론 보도 검색을 이용하면 범죄 사실은 쉽게 파악된다.

그러면서 아동성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는 다른 재소자들에게 집단 구타로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지난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수감된 펀드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교도소 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손씨 아버지는 법정에 제출한 탄원서에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아들이 식생활, 언어, 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인들을 마구 다루는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 송환은 가혹하다”면서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도록 부탁드린다”고 썼다.

검찰은 손씨가 송환돼도 이중처벌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인도법 취지가 인도한 죄만 처벌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처벌받은 사건은 다시 처벌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미국 법무부가 보내온 서신을 공개하기도 했다.

손씨는 2015년 6월 웰컴투비디오를 개설해 2018년 2월까지 운영했다. 영유아와 아동의 성을 착취한 영상과 사진이 이 사이트에서 공유됐다. 전 세계 유료 이용자는 3344명에 달했으며 310명이 적발됐다. 적발된 310명 중 228명이 국내 이용자로 밝혀졌다. 손씨는 이용자에게 암호화폐로 약 4억원을 받았다.

손씨는 2018년 구속돼 2020년 4월 1년6월형을 마치고 풀려났다. 재판부가 다음달 6일 인도 허가를 결정하면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거쳐 한 달 내에 미국으로 송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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