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行 좌절된 ‘판사 탄핵’ 이수진·‘피고인’ 최강욱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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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원 된 이수진 “법사위원만 사법개혁 하는 것 아냐”
국토위원회 배정된 최강욱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석 ⓒ 시사저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석 ⓒ 시사저널

이수진 의원과 최강욱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 들어가 사법개혁에 앞장서겠다는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이 과격한 주장을 펴면 오히려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다른 상임위에 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이 의원에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로 배정했다고 통보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페이스북에 알리며 “재판기록을 검토하는 판사의 예리한 눈으로 소관기관의 주요업무를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법사위원만 사법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저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 선배 의원님들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사법개혁을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걷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와 당 차원의 사법개혁특위 구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판사복을 벗고 곧바로 정계에 입문해 지난 총선에서 나경원 전 통합당 의원을 꺾고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됐다.

정계 입문 이후 줄곧 사법개혁을 주장해온 이 의원은 자신을 두고 “사법농단으로 인사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증언한 현직 판사의 탄핵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열린민주당 소속 최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이 됐다. 국회법상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은 국회의장이 상임위원회를 배정한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가 배정 합의를 마치면 의장이 승인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미래통합당이 원구성을 보이콧한 상태에서 이뤄진 상임위 배정은 민주당의 결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 의원은 이날 배정 통보를 받고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문구만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궁하면 변화해야 할 것이고, 변화하면 통할 것이고, 통하면 오래도록 지속 될 것”이라고 해석되는 이 문구는 중국 고전 주역(周易)에 나온다.

법사위원을 지망했지만 원치않게 국토위원에 배정된 최 의원으로서는 돌파구를 찾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된다. 같은 당 소속 김진애 의원은 도시공학 박사 출신으로 국토위를 희망했지만 법사위에 배정됐다. 당 내에서 두 의원이 상임위원회를 맞바꾸는 ‘교통정리’로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장의 허가가 필요한 사안이다.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에게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피고인 신분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최 의원은 법사위원이 돼 검찰개혁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재판을 받는 신분으로 검찰과 법원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사위원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두 의원을 법사위원으로 임명하면 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국민 여론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임위 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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