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잠행’ 주호영 “민주주의 파괴에 비통”…협상 공전 길어지나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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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6재 참석위해 울진 불영사 찾아…성일종 "복귀 설득했지만 대답없이 한숨만"
통합당 원내대표 공석 계속되면 여야 원 구성 협상도 난항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본회의 강행 방침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본회의 강행 방침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 원 구성 협상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잠행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0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데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선친의 49재 중 6재에 참석하기 위해 경북 울진 불영사를 찾아 주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복귀를 묻는 질문에 "상황 바뀐 것이 전혀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언급을 피했다. 통상 야당몫으로 여겨졌던 법제사법위원회를 여당이 가져간 현 상황에 변화가 없는 한 협상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곳에서 주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국회 복귀를 설득한 성일종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대답 없이 한숨만 쉬더라"며 "금방 서울로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일주일 가까이 전국 각지를 돌고 있는 주 원내대표의 모습에 대해 "다소 기운이 없는 모습"이라며 "많이 답답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6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한 뒤 전국 사찰을 돌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되든 여당되든 법사위는 민주당만?'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되든 여당되든 법사위는 민주당만?'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협상대표인 원내대표가 공석이 되면서 여야간 원 구성 협상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원내대표가 주말 이후 국회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공백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날 오후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취소하면서 여야는 협상 추가 시간을 벌게 됐다. 박 의장은 다음 본회의 일정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여야의 담판을 촉구했지만 양측의 입장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하면서 늦어도 내주까지는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현안을 외면하는 통합당의 국정 보이콧 때문에 국가 비상상황 대응 최전선에 있어야 할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단독으로 원 구성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다음 주 말까지 원활하게 원 구성을 마쳤으면 좋겠다.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통합당 초선 의원들과 함께한 비공개 오찬에서 민주당이 상임위를 독식할 경우에 대비해 의연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이) 18개 상임위장을 가져가려고 밀어붙이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여당은 경제위기와 안보위기가 함께 한 이 엄혹한 시기를 틈타 법사위원장을 가져갔지만, 우리는 초당적 대응을 이야기한다"고 언급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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