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여아 일기장, 구체적 학대 내용 안 나와”
  • 경남 창녕/ 이상욱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6.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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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해서 혼났다’ 등 학대 의심 문구 일부 발견…증거 채택은 안 해

창녕 아동학대 당사자인 9세 여아 A양이 쓴 일기장이 당초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계부와 친모의 학대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될 것으로 경찰이 보고 이를 들여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기장은 증거자료가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경찰은 6월5일 계부의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학대 도구로 사용된 쇠사슬, 자물쇠, 쇠막대기 등과 함께 A양이 작성한 일기장도 확보했다. A양은 일주일에 두 번가량 일기를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기장에서 학대 정황 기록이 나올 경우 중요한 증거로 채택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일기 내용을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가 이 일기장을 입수해 들여다본 경찰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일기장에는 ‘엄마한테 혼나서 아프다’ ‘거짓말해서 혼났다’ 등 학대를 의심할 만한 문구가 일부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학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의미 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기 내용과 범죄 사실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시기도 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일기장에는 최근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며 “오래전에 쓴 것 같고, 부모한테 혼났다는 정도로 구체적인 (학대 정황 같은) 것이 없다”고 했다.

계부와 친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9세 여아가 탈출한 경남 창녕군의 한 빌라  ⓒ연합뉴스
계부와 친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9세 여아가 탈출한 경남 창녕군의 한 빌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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