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관련 457명 확진…명단 속 600명은 ‘연락두절’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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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만에 500명 육박…타 교회·콜센터·요양병원 등으로 확산
비수도권 확진자도 25명 발생해 전국 전파 우려…전파력 6배 높은 ‘GH형’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 만에 500명에 육박하며 전방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넘어 전국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고, 또 다른 시설로 집단감염을 전파한 사실도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지만, 이번 집단감염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신천지 사태 때보다 전파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폭증…'연쇄감염' 현실화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8일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날보다 138명 추가돼 총 45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확진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수도권 432명(서울 282명·경기 119명·인천 31명), 비수도권 25명(충남 8명·강원 5명·경북-전북 각 4명·대구-대전 각 2명)이다.

연령 분포는 60대가 26.2%, 70대가 10.1%, 80대 이상이 1.5%로 60대 이상이 약 38%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중증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다른 장소로 2차 감염이 벌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는 15명이 확진됐고, 롯데홈쇼핑 미디어서울센터(7명)와 농협카드 콜센터(4명), K국민저축은행 콜센터(2명), 새마음요양병원(1명), 암사동 어르신 방문요양센터(1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교인들이)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전국적인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교회 활동을 통해 상당 기간 반복적인 노출 및 전파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주에 서울, 경기 지역의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의 일상이 멈출 수 있고, 노약자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방역당국이 명단을 확보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4066명 중 소재가 파악된 교인은 3436명으로, 6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연락두절 상태다. 서울(1971명)과 경기(890명), 인천(132명)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경북과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교인들이 분포돼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신천지 유행 때보다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형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수도권 유행은 지난 신천지 유행과 달리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GH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GH그룹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한 바이러스로,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초 이태원 클럽발(發) 유행부터 이 유형의 바이러스가 대부분 발견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신천지 관련 유행에서 발견됐던 V그룹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상황이 지난 2∼3월의 신천지 사태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강조하면서 "방역에 대한 협조가 늦어져서 감염위험에 노출된 분들, 의심환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늦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의 비참한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지금은 그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문턱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해 영업을 중단한 경기도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역점 ⓒ 연합뉴스
집단감염이 발생해 영업을 중단한 경기도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역점 ⓒ 연합뉴스

타 교회·경찰서·카페 등 집단감염 속출

사랑제일교회뿐 아니라 다른 교회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와 관련해서도 16명(교인 9명·지인 7명)이 추가 확진돼 총 147명이 확진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지난 15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명이 추가 확진돼 총 4명(교인 3명·가족 1명), 양천구 되새김 교회와 관련해 자가격리 중인 1명이 추가돼 총 12명이 확진됐다.

교회 외에도 경찰서, 사무실 등에서도 새로운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 혜화경찰서에서는 1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5명, 부산 사상구 소재 한 공구업체에서도 15일 첫 확진자 발생 후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4명으로 늘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일가족과 관련해 서울 동작구의 확진자가 감염가능 기간에 대구의 자녀 집을 방문하면서 4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5명이 됐다.

사무실과 카페, 학교 유흥시설 등에서 벌어진 기존 감염사례도 연일 확진자 규모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금 투자 전문기업과 양평군 마을주민 모임 집단감염 확진자는 15명이 추가돼 총 73명, 영등포구 소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관련해서는 자가격리 중인 1명이 추가돼 총 8명이 확진됐다.

이밖에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 야당역점과 관련해서는 7명이 추가돼 총 49명, 광주 상무지구 유흥시설과 관련해서도 3명이 추가돼 총 17명이 확진됐다. 경기 용인시 죽전고-대지고와 관련해 부모 2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5명,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도 2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7명으로 늘었다.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 입구에 집합제한명령서가 붙어 있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14일 교인 1명이 하계수련회 참가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총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 입구에 집합제한명령서가 붙어 있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14일 교인 1명이 하계수련회 참가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총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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