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외교관 성추행 의혹에 “친한 남자끼리 엉덩이 친 것”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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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개방적…문화 차이 있어”
정의당 “한심하기 그지없다” 강도높게 비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 시사저널 박정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박정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인 외교관의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송 의원은 해당 외교관 송환을 요구한 뉴질랜드 정부 요청은 과한 것이라면서 인도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성추행 의혹을 언급하며 "(한국 대사관은)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며 "그때 당시 그 남성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외교부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다"며 "제 아내도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당사자를) 여성 직원으로 오해하고 있던데, 그게 아니라 40대 초반에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직원"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해당 외교관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는 "오버라고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송 의원의 이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정의당은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외교관 A씨는 2017년 12월 뉴질랜드 대사관 재직 당시 현지 남자 직원을 세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뉴질랜드 언론이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고, 지난달 말 저신다 아던 총리까지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외교부는 지난해 2월 A씨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자체 조사를 벌인 뒤 1개월 감봉 조치하고 필리핀으로 발령냈다. 이후 뉴질랜드 현지와 한국 내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외교부는 지난 3일 A씨에 대한 본국 귀임 명령을 내렸다. 뉴질랜드는 현재까지 A씨에 대한 공식적인 인도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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