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항체 형성률의 숨겨진 의미…‘조용한 전파’ 우려는 기우였다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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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형성률, 1차 조사 0.03%, 2차 조사 0.07%…1440명 중 한 명만 항체 보유
일반 국민 대부분 코로나19 면역력 없어…방역 장기화 불가피
3월5일 사회적 거리 두기로 한산했던 서울 명동이 6월16일 생활방역으로 북적이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확진자가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 조사에서 0.07%만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시사저널 최준필

확진자가 아닌 일반 국민 1440명의 검체를 조사한 결과, 1명만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항체 보유자가 없어 지역사회 내 감염을 억제하기 위한 방역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가 정례 브리핑에서 2차 항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차 조사는 지난 6월10일부터 8월13일까지 서울·경기·대구·대전·세종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144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검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항체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 ‘숨은 감염자’까지 파악해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 것은 확진자 외의 일반 국민 가운데 코로나19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즉 지역사회 내 집단면역이 작용하지 않는 만큼,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지금의 방역 지침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또 지역 사회 내 ‘숨은 감염자’의 수도 적다는 것을 보여 준다. 숨은 감염자는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무증상 감염 형태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다.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 것은 무증상 감염으로 방역당국의 방역 범위를 벗어난 인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역학조사를 통한 확진자 조기 발견·격리 조치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조사는 수도권 중심의 집단 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전의 표본 조사 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현재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가 23~24%에 달하지만, 2차 조사 표본에는 지역 사회 내 감염자 분포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전체 표본이 1000명 대로 적다는 한계도 있다.

이번 2차 조사는 대구 시민들을 포함하지 않았던 1차 조사 때와 달리, 조사 대상의 10.1%인 145명을 대구 시민으로 구성했다. 세종과 대전 지역 주민 156명도 포함했다. 

1차 항체 조사에서는 지난 4월21일부터 6월19일 사이 수집한 3055명의 혈청에서 1명(0.03%)만이 항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 결과는 지난 7월9일 공개됐다. 

방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시 검체를 활용한 항체 조사를 2개월 단위로 지속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가 유행했던 대구·경산 지역 일반인과 의료진 등 3300명을 별도로 조사한다. 지역별 항체 보유율을 확인하기 위해 지역 표본집단 1만 명, 군입대 장정 1만 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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