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스포츠] 문민종 프로 바둑기사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2 14:00
  • 호수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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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파하며 등장한 ‘한국 바둑의 미래’

코로나19가 전국을 위축시킨 8월, 한국 바둑계에 낭보가 들려왔다. 주인공은 17세의 차세대 유망주 문민종 3단. 20세 이하 유망주들이 출전하는 ‘제7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 결승에서 중국의 리웨이칭 8단에게 260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대회 전에 한국 선수의 우승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특히 중국이 자랑하는 ‘20세 트리오’인 셰커 8단, 랴오위안허 8단, 리웨이칭 8단이 한국 선수들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문민종 스스로도 우승 후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들이 너무 강해 기대를 거의 안 했다”고 말했다.

ⓒ문민종 제공
ⓒ문민종 제공

문민종은 2017년 8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바둑에 입문했다. 지난해 열린 7기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문민종은 올해 글로비스배에서 우승하며 2017년 신진서, 2019년 신민준에 이어 3번째 한국인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됐다. 문민종의 우승으로 한국은 3회 우승하며 중국(3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문민종의 강점으로는 빠른 수읽기가 꼽힌다. 글로비스배에서도 초반 악수로 보였던 수가 대국이 진행되면서 묘수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스스로는 낙천적인 성격과 자신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 대회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탄 문민종은 국내 랭킹도 150위에서 10월 현재 95위로 올렸다. 올해 8월31일 2단에서 3단으로 승단하기도 했다.

문민종의 목표는 이제 ‘신예’라는 타이틀을 떼고 세계대회에서 당당히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다.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20세 이전에 세계대회 타이틀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연구하는 ‘2000년대생’ 문민종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차세대 리더’에 선정됐다.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기대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올해 U-20 글로비스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잘하면 우승도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우승 후 개인적으로 큰 동요는 없었다. 주변에서는 의외의 우승으로 생각해 많이 축하해 주셨다. 축하를 받고 나니 우승이 실감됐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평소 성격이 낙천적이라 대국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장점이다. 반대로 자신감이 가끔 실수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바둑기사 중 닮고 싶은 선배 기사가 있다면.

“이세돌 사범과 박정환 사범이다. 이세돌 사범의 승부감각과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기싸움을 닮고 싶다. 박정환 사범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승부를 이끌어가는 투혼이 굉장히 멋있다.”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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