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활한 가을 하늘은 옛 말…반복되는 가을 미세먼지, 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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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미세먼지, 가을되니 ‘기승’…올 겨울 심상찮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수준을 보인 27일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수준을 보인 27일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잠잠하던 미세먼지가 다시 날아들고 있다. 청량하던 가을 하늘도 잠시, 지난 20일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하더니 28일에도 ‘나쁨’을 기록했다. 가을이 되자 어김없이 불청객 미세먼지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올 겨울에는 예년보다 대기질이 나쁠 것으로 관측 돼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10시 기준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42㎍/㎥으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이고 있다. 10월 말 들어 대기질이 점점 나빠지더니, 지난 20일에는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서울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가을 하늘 공활하다고? 초미세먼지 ‘나쁨’ 더 많아

가을이 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지는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됐다. 한국환경공단의 에어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미세먼지 측정 기록을 분석해보니, 여름의 끝인 2018년 8월의 PM10 평균 농도는 24.72㎍/㎥에서 가을인 10월 33㎍/㎥으로 높아졌다. 그러다 11월 55.37㎍/㎥, 1월 59.66㎍/㎥, 3월 61.37㎍/㎥으로, 봄이 될수록 점점 악화했다.

특히 가을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좋음(15㎍/㎥ 이하)’일 때보다 ‘나쁨’일 때가 더 많았다. 2017년 9월~11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구해보니, 전체 91일 중 좋음 수준을 보인 날은 39일 반면 나쁨 수준을 보인 날은 52일에 달했다.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라는 말에 들어맞지 않는 셈이다.

 

다시 공장 돌리는 중국…올 겨울 '삼한사미' 우려

가을철에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이유는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의 영향이 가장 크다. 가을이 되면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에 들어 대기 정체가 일어나는데, 여기에 찬바람이 서쪽에서 불기 시작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돼 그대로 한반도 상공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또 중국 북부나 몽골 등지에서 석탄이나 고무 등으로 난방을 하면서 생긴 대기오염물질은 국내 요인과 함께 한반도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국외 요인들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맑아진 중국의 하늘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올 겨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중국의 이산화질소(NO2) 배출량은 코로나19 이후 전년 대비 40% 가까이 떨어졌다가 여름철부터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런 가운데 편서풍이 계속 불면 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다시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 겨울 ‘삼한사미(삼한사온에 빗댄 신조어)’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한 겨울 날씨 속에, 따뜻한 4일 동안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사설기상업체 케이웨더는 “편서풍을 타고 국외 미세먼지가 국내에 유입되다가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농도가 오르는 현상이 잦아질 것”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 기상당국은 중장기적 전망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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