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노래방 기기?…전주교도소 ‘심신치유실’ 도마에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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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도소 국내 최초 ‘교도소 내 노래방’ 설치…과도하다는 비판 여론 확산
교도소 “노래방 아닌 ‘노래방 기기’ 구비…제한적 이용” 해명
전북 전주교도소가 10월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노래방 기기 등을 설치한 ‘심신 치유실’에 대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전주교도소
전북 전주교도소가 10월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노래방 기기 등을 설치한 ‘심신 치유실’에 대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전주교도소

전북 전주 교도소가 수용자들을 위한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된 ‘심신 치유실’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교도소 측은 ‘노래방’이 아니라 ‘노래방 기기’를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28일 전주 교도소는 심신 치유실 설치를 공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심신 치유실에는 조명과 음향기기가 마련된 노래방 3개실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이 설치됐다. 노래방은 수용자 신청을 받아 최대 1시간씩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사형수 같은 장기수나 자살·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용자가 이용 우선권을 갖는다. 교도소에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된 것은 국내 최초다. 

소식이 알려지자 교도소 내 노래방은 과도한 배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교도소에 운동장이나 체력 단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래방까지 지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를 알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29일 오전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범죄자에 대한 과도한 처우’라며 심신 치유실 폐쇄를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누리꾼들도 댓글을 통해 ‘가해자가 신나게 노래 부를 때 피해자는 피눈물 흘린다’, ‘교도소가 아니라 휴양소’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교도소 측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노래방이 아닌 ‘노래방 기기 설치’라는 해명자료를 내놨다. 이날 전주 교도소는 성명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에서 ‘교도소 내 노래방’으로 해석했지만, 심신 치유실에 ‘노래방 기기’를 구비한 것”이라며 “관련 기기는 장기수나 심적 불안정 수용자들의 상담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도소에는 자살과 자해, 폭행 우려가 있는 수용자들이 다수 있다”며 “심신 치유실은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배려보다 교정사고를 예방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교도소가 10월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노래방 기기 등을 설치한 ‘심신 치유실’에 대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심신 치유실에서 노래 부르는 수용자 모습 ⓒ전주교도소
전북 전주교도소가 10월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노래방 기기 등을 설치한 ‘심신 치유실’에 대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심신 치유실에서 노래 부르는 수용자 모습 ⓒ전주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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