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대원수’ 격상 가능성”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3 17: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족근관 증후군 완치…서해 피격사건 경위조사 지시 정황”
위상 강화위해 김정은·김여정 지위 격상 전망
박지원 국정원장(오른쪽)이 3일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상균 1차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지원 국정원장(오른쪽)이 3일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상균 1차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몸무게가 집권 후 해마다 증가해 현재 140kg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는 정황을 포착했으며, 김 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북한이 권력구조 개편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2012년 8월께 90kg에서 8년간 매년 평균 6~7kg 증가해 지금은 140kg대"라며 "작년에는 130kg대였다"고 보고했다고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그러나 "종합적으로 김 위원장의 살은 쪘지만, 건강에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다"며 "젊은 나이어서 비만이 그렇게 큰 건강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2014년 족근관 증후군으로 발에 물혹이 있어 지팡이를 짚고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했는데 그것을 고쳤다"며 "지금은 무리 없이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내리는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지난 9월 발생한 서해상 공무원의 피살사건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첩보 상으로 (북한의) 시신 수색 정황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9월25일 우리 정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사건 전말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언급한 바 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통지문 이외에 새롭게 재조사하라는 지시인가'라는 질문에 "저희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피살 공무원의 월북 여부와 사살 뒤 소각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국방부 입장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 "북한 통신망이 우리 언론에 노출돼 통신망 이용량이 줄었다"며 "교신할 때 쓰는 은어 체계가 좀 변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내년 1월 북한의 8차 당대회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과 새로운 대내외 전략 노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최대 정치 이벤트로 8차 당대회를 준비하며 민심 수습, 대내외 국면 타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북한이 (10월10일) 열병식 당시 동원 장비를 평양에 잔류시키고 군단별 훈련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당 대회를 통해 충성 맹세 의식을 하려는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최우선 과제로 (연말까지 진행하는) '80일 전투'의 차질없는 추진을 선정했다"며 "8차 당대회가 북한 체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의 통치방식과 관련해선 "현장지도 중심에서 정책지도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노동당 정책회의는 총 17회로, 지난 8년간 연평균 3회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현장지도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 핵심 측근들이 하고 있다"며 "김 부부장은 외교안보 뿐 아니라 당 참관 행사의 총괄기획까지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이 2개월간 김 위원장 수행을 중단했는데, 방역 수해 등 현안을 관장했다"며 "김 부부장이 지금 정치국 후보위원인데 8차 당대회 때 당 직책이 더 격상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현재 '원수'인 김 위원장의 군 지위와 관련해 "대원수급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2년 '공화국 원수'에서 사후인 2012년 '대원수'로 추대됐고 김일성 주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원수 칭호를 부여받은 데 이어 1992년 '대원수'에 올랐다.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의 명칭을 국방성으로 변경했다며 "국제 통용 명칭을 사용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군단장급 지휘관 40%(20명)를 물갈이해 노령 간부에서 50대 위주로 군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