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김경수 대권주자 사실상 낙마…‘친문’ 표심 어디로?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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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에 더 몰릴 가능성 커져…정세균·김두관 등 새 인물 부상론도 나와

2017년 대선 당시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1월6일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여권 내 친문(親문재인) 세력의 지지를 받는 대권주자로 분류됐던 김 지사가 사실상 대권주자군에서 낙마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한 여권 내 친문 표심의 혼란도 예상된다.

여권은 이날 김 지사 판결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였다. 1심 유죄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혀 무죄가 나온다면 친문 세력의 큰 지지를 받는 김 지사의 대권주자로서의 본격적 행보가 가능할 거란 관측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죄가 나오면서 사실상 김 지사의 복귀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즉각 상고하겠다고 알렸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오려면 또 긴 시간이 소요된다.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11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11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지사는 이제 차기 대선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설사 대법원 판결이 빨리 난다고 해도 항소심에서까지 유죄를 받았기 때문에 무죄가 나와도 논란이 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선 김 지사의 낙마로 여권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구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엇비슷한 지지를 받으며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다.

몇 가지 전망이 나오는데 먼저 이 대표가 좀 더 힘을 얻는 그림이다. 이 지사가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친문 세력이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이 대표에게 지지를 몰아줄 것이란 시각이다.

또 하나는 새로운 인물의 부상이다. 최근 여권에선 대선 주자로 새롭게 거론되는 정세균 총리 등에게 친문이 움직일 가능성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친문 핵심에선 더 이상 나올 사람이 없기 때문에 친문의 지지가 범문(汎 문재인)으로 확장될 것인데, 범문의 정 총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호남 인사고 범문에 해당하는 정 총리가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정치평론가도 김두관 의원 등 새 인물의 등장을 예측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 지사가 그렇듯 PK(부산·경북)가 중요하다”며 “PK 쪽에서 김 의원 등이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문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 정치평론가는 “김 지사 본인의 대선 그림은 어려워졌지만 김 지사의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을 수 있다”며 “김 지사가 민주당 내의 특정인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그건 김 지사의 뜻이 아닌 문 대통령의 뜻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나 이 지사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어떻게 판단할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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