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1년 만에 또 ‘기업회생’ 신청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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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억원 대출금 못 갚아…3분기 자본잠식률도 87%
세 차례 회계법인 감사의견 거절에 ‘상폐’ 위기도
12월21일 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연합뉴스
12월21일 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연합뉴스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결국 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 회생을 신청한지 11년 만이다.

21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오후 3시께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쌍용차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11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회사 재산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만기 연장일인 이날까지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과 이날 만기가 돌아온 우리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150억원의 원리금 상환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금융기관 연체액 600억원을 포함해 총 연체 원리금이 1650억원 규모가 됐다.

15분기 연속 적자로 현재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로, 작년 말(46.2%)과 비교해서도 크게 늘었다. 올해 쌍용차의 판매량도 급감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판매량은 9만6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8% 감소했다. 내수는 7만94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수출은 1만7386대로 30.7%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 쌍용차는 최근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 보고서에 “3090억원의 영업손실과 30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의 5357억원을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데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마힌드라는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에서 “쌍용차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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