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수량은 전량 모더나…카투사 등 한국인은 “일정 협의”
주한미군이 29일 의료진과 지휘관, 소방관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오후 오산·군산·평택 미군기지 내 병원 등 3개 시설에서 글로벌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내에서 이뤄진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다.
미군 측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킬 더 바이러스'(Kill the Virus·바이러스를 퇴치하자)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백신 주사를 맞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자격을 갖춘 모든 구성원이 백신을 맞기를 강력히 권한다"며 "백신 접종 여부 전적으로 자발적이지만,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백신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초기 물량이 제한적이었으나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는 의료인력과 응급 요원들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1차 물량에 이어 백신이 추가로 반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반입 물량은 모더나 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다른 제약사의 백신 제품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미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두 가지다.
주한미군은 미 국방부가 백신 초기 물량을 보급하기로 한 해외 군사시설 4곳 중 하나에 포함돼 지난 25일 1차 물량을 수송 받았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000회 분 안팎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은 이후 경북 칠곡군에 위치한 미군 기지인 캠프 캐럴 내 의료물자센터에서 백신을 냉장 보관해오다 전날 3개 기지로 옮겼다.
한국군 병사인 카투사와 군무원 등 주한미군 기지 내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의 접종 여부와 일정은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주한미군 측의 공식 협의 요청이 있었고, 접종대상이나 일정 등 세부적인 사안은 현재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접종 논의 대상인 카투사 외에도 김승겸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비롯한 연합사 소속 한국군 장성 등 주한미군과 함께 근무하는 인원도 접종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그런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