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조건부 출마선언…“안철수 입당하면 출마 포기”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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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공식화…안 대표에 “17일까지 기다린다” 시한 제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을 권유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를 포기하고 야권 단일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오 전 시장은 2011년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10년 만에 시장직 재탈환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에 간곡히 제안한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며 "합당을 결단해주시면 더 바람직하다.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를 향해 "17일까지 (결정을) 기다린다"며 시한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넘어 '야권 자체'가 단일화될 때 비로소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당은 안 후보의 입당보다는 합당 논의를 먼저 시작해주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양당의 화학적 결합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양대 선거, 특히 대통령선거의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며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이 제안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간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이번 제안에 '오세훈'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고, 오로지 야권의 역사적 소명인 '야권 단일화'가 중심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궐선거에는 인수위의 충분한 준비기간도 없다. 그리고 이번에 당선되는 시장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며 "저 오세훈은 당내 경선으로 선택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겠다. 당선 후에도 당선자가 원한다면 저의 행정 경험과 준비된 정책들을 시정에 바로 접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3일 또 다른 야권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후보 선출과 선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보수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는 총 9명이 됐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는 김선동·오신환·이종구·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정기 전 상하이총영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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