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이란 외무차관 면담…이란 “나포 선박, 사법 결정에 따를 것”
  • 이선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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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유대금 동결, 정치적 의지 문제”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현지 시각) 테헤란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현지 시각) 테헤란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현지 시각) 테헤란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한-이란 고위급 회동 직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양측이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수출대금 동결 문제,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MT-한국케미호’ 석방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 차관은 “자신의 이란 방문은 한국이 이란과 관계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면서 “한국은 새해 이란과 관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양국간 신뢰를 재건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락치 차관은 “한국 은행들이 미국의 제재에 대한 두려움을 들어 이란의 현금자산을 2년반 가까이 불법적으로 차단했다”며 한국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수출대금을 문제 삼았다.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 수출 대금은 65억~90억 달러(약 1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당연히 이란과 한국간 관계 확대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중앙은행과 한국 관리간 이란산 원유수출대금 협상 실패를 지적한 뒤 “이란은 한국내 (이란의) 금융자산 동결이 미국이 가한 잔인한 제재 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 부족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과 관계의 최우선 과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메커니즘을 찾기 위해 한국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최 차관은 “이란이 한국내 통화자산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면서 “한국은 이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차관은 한국케미호 압류 문제 해결을 아락치 차관에게 요청했다.

이에 아락치 차관은 “한국 유조선은 기술적인 고려와 환경오염 위험 때문에 걸프만(페르시아만)과 이란 영해에서 나포됐다”며 “이란 사법부가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이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피하고 헛된 선동을 멀리해야 한다”며 “법원의 법적 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차분히 다루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한국 케미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잡혀 이란 영해로 이동·억류됐다. 선박에는 한국인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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