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비트코인 왜 추락하나?…하루 사이 165조 증발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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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하루만에 ‘4000만원→3300만원’으로 급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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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의 시세가 롤러코스터를 탄 모습이다. 11일 하루 동안 15% 넘게 급락하며, 4000만원 선이 무너지는 등 3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지만, 전문가들은 가격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로 조정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4600만원까지 올랐다가 사흘만인 11일 33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을 시작해 12일 현재 390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추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연속 급등했다. 지난해 12월31일 최고 3200만원까지 상승했으며, 8일만에 14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채굴자들이 그동안 채굴한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패닉 셀’(혼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포심에 의해 급격히 매도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하락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하락세의 원인으로 채굴자들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크립토퀀트의 ‘채굴자 포지션 인덱스(MPI)’는 채굴자들의 출금량을 기반으로 채굴자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지표다. ‘2’ 이상의 값은 대다수의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8일 MPI 값은 4.07로 높은 편이었다. 채굴자 상당수가 이날 비트코인을 매도했음을 의미한다. 이후 9일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12일 SK증권은 비트코인 가격 급락에 대해 테더(USDT) 이슈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연동돼 1USDT가 1달러의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다. 테더는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발행사인 테더(Tether)가 충분한 자금 없이 USDT를 발행하며, 가격을 조정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이 테더 측에 오는 15일까지 증거 제출을 요청한 게 이슈로 부각됐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만약 USDT의 발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어 중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잠재적 안전자산이라는 의미로 ‘디지털 골드’에 비유되면서도 변동성이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됐다. 비트코인이 급격한 변동을 보인 11일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암호화폐 관련 투자 및 대출 상품에 대해 “가상화폐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돈을 몽땅 잃을 각오를 하라. 매우 위험하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같은 날  미국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행동 방식을 볼 때 일종의 버블 영역에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은 비트코인 급락으로 가상화폐 가치가 하루사이(11~12일) 1500억 달러(약 165조원) 가량이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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