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식당가에서 출마 선언한 나경원 “용적률·층고제한 확 풀겠다”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3 11: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권 경쟁자 안철수·오세훈 견제하며 서울시장 출마 공식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이태원 식당가 거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이태원 식당가 거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날 출마 선언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줄폐업 위기에 놓인 이태원 식당가 거리에서 진행됐다. 나 의원이 설 발언대엔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문구가 달렸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2.5단계와 추위 속에서도 많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몰려 거리가 가득 찼다.

나 전 의원은 상인들과 함께 이태원 거리를 둘러본 뒤 취재진 앞에 섰다. 나 전 의원은 “원래는 비대면 출마 선언인데 많은 분이 오셨다. 거리 두기를 잘해 달라”고 당부한 뒤 출마 의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방역 속 일상 찾도록 하겠다”

나 전 의원은 코로나19 피해 구제에 초점을 맞춘 공약들을 공개했다. 나 전 의원은 “6조원 규모의 ‘민생 긴급 구조 기금’을 설치하겠다”며 “‘이 고비만 넘기면 되는데’라며 막막한 분들에게, 응급처치용 자금을 초저리로 빌려드리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분들을 대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 채용’으로 뽑아 코로나19 사각지대 관리 업무를 맡기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서울 전역에 백신접종 셔틀버스를 운행해서 우리 집 앞 골목에서 백신을 맞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백신을 맞게 해드리겠다”며 “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인력을 추가 확보해 의료시스템 과부하를 막고 의료인들의 고통을 분담해드리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형 기본소득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빈곤의 덫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형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최저생계비조차 없이 살아가는 분들이 서울엔 절대 없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 “‘마음껏 서울’을 약속한다. 시민이 바라는 대로 해드리는 것이 나경원 서울시 행정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을 사고, 돈을 빌리고 싶은 사람은 빌리고, 집을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을 팔 수 있게 해드리겠다”며 “제멋대로 공시지가를 올리는 것은 서민증세다. 공지지가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장의 동의를 얻도록 하여 무분별한 공지지가 폭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다. 

또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제한 등 각종 낡은 규제를 확 풀겠다. 가로막힌 재건축·재개발이 대대적으로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주택공급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직주근접을 넘어, 주택, 산업, 양질의 일자리가 동시에 들어서는 ‘직주공존 융·복합 도시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앞서 이태원 상인들과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앞서 이태원 상인들과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뚝심 있는 나경원이 정권심판 적임자”

나 전 의원은 이날 야권 경쟁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견제하며 “뚝심 있는 나경원이 정권심판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저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오만에 가장 앞장서서 맞서 싸운 소신의 정치인이다. 누군가는 숨어서 눈치 보고 망설일 때, 누군가는 모호한 입장을 반복할 때, 저는 높이 투쟁의 깃발을 들었다”며 원내대표 시절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공수처 반대’ 사례 등을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은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전날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에 대해선 “박원순 시장을 만들어주신 분”, 오 전 시장에 대해선 “(서울시장)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여성 후보로서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전임 시장의 여성 인권 유린에서 비롯됐다. 영원히 성폭력을 추방시키겠다는 독한 의지와 여성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섬세함을 갖춘 후보만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코로나 방역 성공 국가인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모두 여성이다. 독하고 섬세한 그들의 리더십이 이제 바로 이곳 서울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자유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독한 마음가짐으로 서울에서부터 민주당과의 섬세한 협치를 보여드리겠다”고도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