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야생멧돼지서 941건 확인…전국 확산 ‘우려’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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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이동 제한 위한 ‘광역울타리’ 넘어서도 바이러스 발견돼
농축산부 “야생멧돼지 개체 수 대폭 줄일 것”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10월9일 오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해당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2020년 10월9일 오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해당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사례가 계속 증가하면서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농가 내 발생 사례는 없지만, 현재까지 야생멧돼지에서만 941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까지 12개 시·군에서 야생멧돼지 ASF 감염 사례가 총 94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발 전파를 막기 위해 울타리 설치, 멧돼지 수색·포획, 집중 소독 등을 하고 있지만, ASF 발생 지역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광역울타리에서 62km 떨어진 강원도 영월·양양에서도 멧돼지 ASF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다수의 양돈 농장이 야산 인근에 있어 야생멧돼지가 농가 근처로 오면 농장 내로 바이러스 침입이 쉽고, 봄철 번식기가 되면 멧돼지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하는 요인도 있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울타리 설치·보강 및 개체 수 저감, 폐사체 수색·제거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전국의 멧돼지 서식 밀도는 1㎢ 당 4.1마리 수준”이라며 “순환감염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1㎢ 당 2마리로 개체 수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ASF의 양돈농장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방역 조치도 강화한다. 방역당국은 멧돼지 ASF 발생지역과 인근 도로·농장 진입로에 방역차·광역방제기·군 제독차 등 소독차량 196대를 배치해 매일 소독을 시행할 방침이다. 

ASF는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문제는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경우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데, 생존력과 전염성도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돼지가 죽은 후 폐사체에서도 장기간 살아남는다는 특징도 있다. 이에 한 번 농가에 유입되면 양돈 사업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김 장관은 “야생멧돼지의 ASF가 계속 확산해 양돈농장으로의 바이러스 유입이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국 양돈농장은 소독·방역 시설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월14일 정부 서울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월14일 정부 서울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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