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야간 열병식 연 의도는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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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무기 기술 수출... 바이든 행정부 무력시위용
북한이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월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KN-23형과 비교해 탄두모양이 바뀌고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연합뉴스
북한이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월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KN-23형과 비교해 탄두모양이 바뀌고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연합뉴스

북한이 제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을 열고 신형 전략 무기를 대내외에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튿날인 15일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1월14일 저녁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야간에 열병식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이어 두 번째다. 또 당대회를 기념해 야간에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하의 날씨에다 코로나19 방역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들을 동원해 야간에 열병식을 거행한 것은 조만간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한 포석으로 봐야한다. 이번 열병식에는 신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 등 다양한 전략·전술무기가 등장했다. 이는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당규약에 명시하고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에서도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 등의 계획을 공개하는 등 군사력 강화를 공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SLBM '북극성-5ㅅ'(추정)은 지난해 10월10일 열병식에 동원된 '북극성-4ㅅ'보다 탄두부가 길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무기가 다탄두 탑재형이거나 사거리 연장형일 것으로 본다. 조선중앙통신은 관련 무기를 소개하면서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라고 자랑했다.

이견도 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SLBM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길다. 이걸 탑재할 수 있으려면 잠수함 크기도 커져야하는데 현재 북한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을 감안하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그보다는 고체연료를 집어넣어 지상에서 즉각 발사가 가능한 ICBM(대륙간발사탄도미사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시리아 등에 미사일 관련 기술 수출 목적도

야간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중동, 아프리카 등 우방국을 상대로 한 전략무기 이벤트 성격도 있다는 지적이다.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 원장은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은 3개월 만에 야간에 행사를 열어 이란, 시리아 등 우방국에서 자신들의 화려한 국방기술을 홍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관련 기술이 이란, 시리아 등지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란의 잠수함에 북한 설계기술이 반영돼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이번 열병식에선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길이가 길어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 처음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던 전술지대지미사일 '북한판 에이테킴스'는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판 에이테킴스를 이스칸데르 차량에 실은 것로 봐선 저공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 같다”면서 “이 미사일이 기존 스커드를 대처하게 되면 우리의 방어망에서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총비서로 추대된 김정은은 이번 당대회 연설을 통해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 대응”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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