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선글라스가 필요한 이유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6 16:00
  • 호수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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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과 광각막염 등 눈 질환의 원인인 자외선 피해야 

올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는 듯하다.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걱정스러운 면도 있지만, 아름다운 겨울 풍경 속을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눈길을 걸을 때 낙상 이외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이다.

한여름에는 따가운 햇볕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선글라스를 쓰지만,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자외선 걱정을 덜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자외선 조사량이 적기는 하지만 흰 눈이 내렸거나 길이 얼었을 때는 자외선 반사가 많아 여름철 못지않게 자외선 손상을 받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여름 모래사장에서의 햇빛 반사율은 15~20%에 불과하지만 눈이나 빙판은 반사율이 매우 높아 화창한 날에는 자외선 반사율이 90%까지 될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직접 받는 자외선과 눈이나 얼음에서 반사된 자외선을 합치면 2배 가까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피부 노출이 적어 피부 손상은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눈에 자외선 손상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은 자연광이든 인공광이든 안구 표면, 각막, 수정체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백내장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외선에 자주 노출됨으로써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흰색이나 황색으로 변한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백내장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이 생기면 빛이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해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선글라스 살 때 자외선 투과율 확인 필요

광각막염은 각막 상피세포가 자외선에 의해 일시적으로 화상을 입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순간적으로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되고 나서 반나절이 지난 뒤 통증과 함께 시야가 흐려지고 이물감·시림·충혈·눈물 등이 동반되는데, 눈이나 얼음에 반사된 자외선이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익상편은 결막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안구의 흰자위에서부터 검은 눈동자 쪽으로 섬유 혈관조직이 삼각형 모양으로 증식되는 질환을 말하는데, 장기간의 자외선 노출이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발생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조직이 자라나면서 눈이 뻑뻑해지거나 충혈과 이물감이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자외선 노출이 망막 손상이나 안구의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도달한 자외선이 황반부(망막 중심부)의 미세구조를 변화시켜 시력을 저하시키는 황반변성을 초래할 수 있다.

자외선으로 인한 눈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는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차단하는지 확인하고, 구매한 지 5년 이상 지나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지므로 안경원에서 자외선 투과율을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렌즈를 교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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