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소사실을 사전에 유출한 의혹을 받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사건 이후 6개월만이다.

남 의원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박 전 시장 성희롱 등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앞서 인권위는 25일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남 의원은 “사건 당시 제가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이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 오신 단체와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에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표현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며 “짧은 생각으로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특히 2차 가해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피해자의 고통이 치유되고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평생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제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었는지 다시 돌아봤다”며 “신뢰해주신 많은 분들게 실망을 드렸다.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유지만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