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의 말바꾸기가 문제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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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SM엔터테인먼트가 협약을 더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이하 창원 SM타운)이 이르면 상반기 중에 정상적으로 개장될 전망이다. 창원 SM타운과 공영주차장 기부채납 건이 1월 19일 창원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창원 SM타운 개장 전망이 비관론 일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희망을 느끼게 하는 소식이다. 문제는 창원 SM타운에 공급될 콘텐츠 준비가 답보상태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신규 콘텐츠 시연이나 공급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와 시행사가 진행해 온 수년간의 창원 SM타운 개관 노력이 위기에 봉착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 건축된 창원SM타운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 건축된 창원SM타운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콘텐츠 공급을 위한 협약당사자의 구체적 논의는 겉돌고 있다. 창원시와 시행사, SM엔터테인먼트, 운영법인 등은 콘텐츠 공급과 시연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합의는커녕 이견만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SM엔터테인먼트의 비협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SM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에 관해 말바꾸기를 거듭했다고 한다. 2015년 사업참여를 검토할 때는 공연장·카페·스토어·식당·스튜디오 등 시설을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이듬해 2016년 공모와 실시협약 체결 때는 이 시설을 위탁운영 하는 것으로 검토했고, 호텔·컨벤션 등 비SM시설은 시행사가 운영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더니 2017~2018년 운영법인설립 주주 간 합의 때는 SM 직접 운영 포기와 SM시설 프렌차이즈화를 들고 나왔다. 공연장·스토어 등에 물품만 공급하겠다는 것과 스튜디오는 폐쇄하고 뮤지엄을 오픈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결국 현재 SM엔터테인먼트가 말하는 콘텐츠는 SM 연애인 사진과 IP사용으로 범위가 축소됐다. 시설은 2015~2017년 공연장·카페&스토어·스튜디오에서 2019~2020년 뮤지엄·아카데미·미디어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 현재 홀로그램 공연장·스튜디오 이외에는 기획/설계/운영프로그램/운영 가이드라인 등 사업계획조차 없어 시행사가 인테리어 공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키즈·호텔·오디션·아카데미 등은 SM브랜드를 사용할 수도 없다. SM엔터테인먼트의 권한을 위임받아 운영법인을 주도하고 있는 SM타운플래너 대표에게 이를 물어보려고 하니 “협약당사자들과 성실하게 논의 중이라 현재로선 콘텐츠와 관련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수년간 미뤄온 창원 SM타운 콘텐츠를 내놔야 한다. 또 논의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이는 협약당사자와의 약속 이행에 앞서 창원이 ‘고품격 문화 도시’로 가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SM엔터테인먼트 역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창원시와 시행사가 다툼을 격렬하게 하는 바람에 사업이 무산될 줄 알았다”라는 해괴한 논리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지금 창원시민이 궁금한 것은 콘텐츠 논의가 왜 지지부진한지, 언제쯤 창원 SM타운 콘텐츠를 볼 수 있는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창원시민에게 콘텐츠 공급 지연 사태의 전말을 설명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언제 시연할 것인지를 솔직히 밝혀야 한다. 뭉개고 할 상황이 아니다. 

창원시는 SM엔터테인먼트가 협약을 더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준비를 서둘러야 1년 넘게 지연된 창원 SM타운 개관을 최대한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시설만 지어 두고, 아무런 경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해선 안 될 일이다. 코로나 방역이 성공할수록 창원 SM타운 개관 요구는 커질 것이다. 창원시는 향후 20년간의 운영 밑그림을 마무리해 미리 알려줘야 한다. 법률적 해석으로 혼선을 일으킨 과거 몇 년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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