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하마’ 불가피한 부산 오륙도선 트램
  • 권대오 영남본부 기자 (sisa521@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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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운임수입 15억 불과해 43억 적자 전망…대중교통전환 효과도 낮아
오륙도선 트램 조감도 ⓒ부산시
오륙도선 트램 조감도 ⓒ부산시

한국형무가선트램 실증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 오륙도선 트램이 만성적자 노선으로 계획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본지가 확보한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종합보고서 2020.11(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오륙도선 트램 연간 적자는 43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익은 14억~16억원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비용은 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비용이 운임수입의 4배에 근접하는 셈이다.   

오륙도선 운임수입은 대부분 기존 버스 승객 감소분과 연결된다. 오륙도선 트램 도입에 따라 도시철도 분담률은 0.11% 증가하지만, 버스 분담률은 0.09% 감소된다. 버스 승객이 감소하면서 트램 승객이 증가하는 것이다.

승용차 이용이 줄어드는 효과는 0.02%에 불과해 대중교통 분담률 증가 효과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버스 승객 감소는 버스회사 적자로 이어지고, 부산시가 버스회사의 적자를 메꿔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 중이다.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륙도선 1단계 역별, 연차별 1일 승하차 수요 ⓒ부산시
오륙도선 1단계 역별, 연차별 1일 승하차 수요 ⓒ부산시

오륙도선 트램 예상 이용승객 다수가 무료 환승 승객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경성대/부경대 출발 기준 순승차인원은 1014명에 불과하지만 환승승차인원은 3.5배인 3577명에 달한다. 대다수 승객이 도시철도 2호선 내지 버스에서 트램으로 환승하는 승객이기 때문이다. LG메트로시티 출발 기준으로 보면 순승차인원이 4624명으로 증가하지만, 이중 3502명이 다시 연계버스나 도시철도 2호선으로 무료로 환승한다.

부산시는 무료 환승을 감안하지 않고 순승차인원을 단순 합산한 5638명을 유료 승객으로 보고 도시철도 평균 운임 810.5원을 적용해 오륙도선 트램 운임수입을 계산했다. 무료 환승으로 인해 도시철도 2호선과 버스 운임수입이 줄어드는 부분을 고려하면 부산시가 감당해야 할 실제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램 도입으로 해당 구간 통행속도가 빨라질지도 의문이다. 오륙도선 1단계는 1.9km 구간으로 짧으며 트램 이동 소요 시간은 5.5분이다. 트램 전용선으로 운행하며 신호 대기 없이 교차로를 통과하므로 버스보다 빠른 속도로 정시운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운행간격이다. 트램 운행 간격은 최소 7분에서 최대 20분이다. 경쟁 교통수단인 버스의 운전 시격(간격)은 버스 노선에 따라 8분에서 25분이다. 버스 승객을 트램 승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버스보다 빠른 운행간격을 적용했다. 그러나 동일한 노선으로 6개 버스 노선(20, 22, 24, 27, 39, 131번)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단일 버스 노선으로는 버스가 트램보다 운행간격이 좋지 않지만, 다수 버스노선이 지나가므로 실제 버스 운행간격은 1~2분까지 줄어든다. 최장 20분에 이르는 트램의 대기시간을 고려하면 트램이 버스보다 빠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버스와 승용차 차선을 줄여 트램 전용선으로 전용하면서 차선 축소에 따른 혼잡도 예상된다. 지난해 3월 5일 부산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본계획 최종보고에서 부산시 도로계획 과장은 “버스 노선 6개가 통과하는 용소로 구간에 1개 차로로 운영 시 버스 정차 시 다른 차량은 이동을 못하는 상황으로 교통흐름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하철을 환승하는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여 용호동 안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에서 용호 방향을 1차로만 확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트램 도입으로 인해 버스 이용이 불편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트램 도입으로 인해 예상되는 혼란과 연간 40억원 적자에도 불구하고 오륙도 트램은 비용편익분석(B/C) 1.06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트램 도입으로 통행시간이 줄어드는 편익이 크다는 이유다. 트램은 지상 도로 구간을 다니게 되므로 기존 승용차·버스 차선이 줄어든다. 이용승객을 두고 버스와 직접 경쟁하게 된다. 도로교통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하철과는 다른 새로운 모델이지만, 트램 관련 경제성 분석 사례와 모델이 없어 기존 도시철도 경제성 평가 모델을 차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트램이 승용차 이용을 줄여 도심 교통혼잡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불투명하다. 2017년 발간된 ‘신교통수단(노면전차) 타당성 평가를 위한 수요 및 편익 추정 방법론 개선방안연구 보고서’는 “영국에서는 1980년 투자가 시작됐다. 결국은 고비용 문제가 원인이 되면서 2004년 노팅험 Express Transit을 마지막으로 휴지기를 가지게 된다. 노면전차의 도입으로 전철의 수송분담률은 증가했으나, 대부분의 증가는 버스 수송분담률의 감소와 연관돼 있었다. 자동차 소유율도 노면전차 도입되지 않은 지역과 상이하지 않았다”고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오륙도 트램 보고서도 승객 수요 대부분이 기존 버스 승객 감소에 따른 증가분(버스 분담률 0.09% 감소)으로 승용차 수요 감소 효과(승용차 분담률 0.02% 감소)는 크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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