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H’…퇴직자 채용 회사에 948억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 박선우 객원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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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LH 출신 고용 안하면 사업 수주 못해”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자들이 재취업해 대표나 임원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송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건축설계공모 및 건설관리 용역 사업 수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에서 수의계약을 따낸 건축사 사무소 상위 20개사 중 11개사가 LH 출신이 대표나 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LH가 체결한 2252억원 규모의 수의계약 중 LH 출신이 대표 및 임원으로 있는 11개 사업체가 체결한 수의계약 금액은 948억8531만원으로 전체의 42.1%에 달한다.

송 의원 측은 건설업계 관계자를 거론하며 “임직원이 이력이 공개되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하면 업계에서는 수주약 상위 30개사 중 90% 이상이 LH 출신을 영입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며 “사실상 LH 출신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회사에서는 사업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수주액인 173억2060만원을 계약한 A사는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 출신이 부사장으로, LH 공공주택기획처장 출신이 파트장으로 재직 중이다. A사에 이어 수주액 상위 2위인 B사의 경우 공동대표 3명이 모두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9월에 설립된 G사는 2개월만에 17억1000만원의 건축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냈고, 지난해에는 총 65억8126만원(3건) 규모의 건출설계 용역을 체결했다. LH 공공주택본부장 출신이 대표로 있는 해당 회사의 매출액은 2018년 4억6000만원에서 2019년 32억2385만원(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으로 7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LH 측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LH 측은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LH는 국가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의계약 규정을 준수하며 공사 등 모든 용역 사업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특정 업체 수주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LH 직원의 땅투기로 대한민국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LH가 그간 전관예우를 통해 수백억원 대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며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는 동시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 배만 불리는데 몰두한 LH를 전면 재개조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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