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 이서진 “과거와 현재의 모습 표현하려 노력했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3 16:00
  • 호수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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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물 《타임즈》로 2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한 배우 이서진

‘참 매력 있다.’ 그를 가리켜 대다수 사람이 하는 말이다. 특히나 그의 매력은 드라마보다는 리얼 예능에서 잘 드러나는데, 그런 이유로 그는 나영석 PD의 뮤즈다. ‘단짝’이라고 불릴 만큼 최근 몇 해 동안 대부분의 예능을 두 사람이 함께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단둘이 떠나는 ‘뉴욕 여행’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서진의 《뉴욕뉴욕》)까지 만들었을까.

예능 속 이서진은 솔직하고 담백하고 유니크하다. 나영석 PD는 이서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형이다. 예능인으로서 이서진의 매력은 여러분이 보고 있는 모습 그대로다. 방송이나 현실이나 똑같다. 그래서 늘 뽑아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인간적으로도 방송인으로도 애정이 묻어난다.

최근 SBS 예능 《리틀 포레스트》에 함께 출연한 이승기는 이서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승기의 설득 끝에 이서진이 출연한 예능이다. “개인적으로 형과 친하지만 방송에서 만난 적은 많지 않다. 얼마 전 《집사부일체》를 통해 오랜만에 일터에서 만났는데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형에게 신뢰가 생겼다. 끝없는 구애를 통해 《리틀 포레스트》 섭외에 성공했다. 열심히 하면서 몰입하는 나와 반대의 시선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서진 형처럼 솔직한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싶어서 부탁드렸다.”

그런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까칠한 형’ ‘츤츤매력’ ‘뉴욕오빠’ ‘서지니형’ ‘전직 뉴요커이자 현 윤스테이 부사장’ ‘곰국에 진심인 남자’ ‘설거지니’ ‘서치리’ ‘tvN 공무원’ 등 끝도 없다. 이 모든 게 리얼 예능에서 보여준 순도 100%의 가식 없는 모습 덕에 얻어진 별명이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예능이 아닌 본업으로 돌아왔다. 2019년 OCN 《트랩》 이후 2년 만에 OCN 토일극 《타임즈》로 컴백한 것이다.

《타임즈》는 5년 전 과거의 기자 이진우(이서진)와 전화로 연결된 서정인(이주영)이 아버지 서기태(김영철) 대통령의 죽음을 막으며 위험한 진실과 마주하는 타임워프 정치 미스터리 드라마다. 이서진은 극 중 진실을 쫓는 소신파 기자 이진우 역을 연기하고, 상대인 이주영은 대통령의 딸이자 열정파 기자인 서정인 역을 연기한다. 김영철은 대통령 서기태를, 문정희는 차기 대선주자 국회의원 김영주로 분해 《타임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 《경이로운 소문》의 흥행으로 ‘장르물 명가’의 명성을 굳힌 OCN의 신작이기도 하다.

《타임즈》는 윤종호 감독의 연출 입봉작이다. 윤 감독은 영화 《똥파리》의 촬영감독 출신으로 28편의 작품을 촬영한 ‘영상 베테랑’이다. 그는 “요즘 워낙 다양한 채널에서 다양한 드라마가 많이 쏟아져서 더 이상 새로운 게 없다. 타임워프는 이제 소재가 아닌 장르가 된 것 같다”며 “자칫 묵직, 고리타분할 수 있는 정치 미스터리를 멋진 배우들이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간다”고 답했다. 현재 tvN 《윤스테이》와 OCN 《타임즈》에 동시 출연 중인 그를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만났다.

ⓒOCN 제공

장르물을 또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장르물을 워낙 좋아해 장르물 쪽 대본을 많이 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재미있게 본 작품이 《타임즈》다. OCN을 유난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렇게 됐다(웃음).”

윤종호 감독의 입봉작이다. 첫 미팅은 어땠나.

“첫 미팅은 어느 정도 결정을 하고 나가는 자리다. 어떤 사람들과 일하는지 보려고 하는 자리였는데, 사실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이)주영이를 잘 몰랐다. 주영이가 한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는데, 독특한 친구더라. 그 매력이 드라마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엔 김영철 선배님이 하신다고 하셔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김영철 배우와 특별한 인연이 있나.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인데 서로 바쁘다 보니 자주 뵐 일이 없었다. 같이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영철 선배님이 하신다기에 바로 결정했다. 선배님은 이번 드라마에서 대통령 역할로 열연 중이다.”

윤종호 PD는 이서진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이서진씨가 PD를 만나보고 출연 결정을 하겠다고 하기에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중국집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데 드라마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다른 대화를 2시간 동안 나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포스가 있어 거리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친형보다 가깝게 지내고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주영과의 호흡은 어떤가.

“남녀 주인공이지만 실제 만나는 신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전화통화를 하며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식이었다. 현장에서 FD 친구가 주영이 목소리를 내줘서 호흡을 맞춰나갔다. 그러다 보니 그분이 점점 연기가 늘더라. 거의 (우리와) 흡사하게 연기한다(웃음).”

 

이주영은 “촬영 시작 후 2~3개월 됐을 때 첫 촬영을 같이 했다. 그 전에는 주로 전화로만 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같이 하는 촬영이 많이 있어 촬영장 갈 때마다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진우’ 캐릭터에서 중점을 둔 것은 뭔가.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나온다. 캐릭터가 너무 바뀌어 있어 나도 촬영하면서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한 캐릭터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기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더 중점을 둬서 표현했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 그리고 정치인의 모습도 나온다. 이진우 캐릭터의 여러 모습을 봐 달라.”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만들었어도 보는 사람 마음에 안 들면 어쩔 수 없다. 보시고 결정해 달라(웃음).”

 

한편 이서진은 현재 tvN 예능 《윤스테이》에서 부사장으로 열일 중이다. 《윤식당》을 이어받은 《윤스테이》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서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차려 외국인들에게 한국만이 가진 낭만을 선사하는 힐링 예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부사장 이서진은 윤스테이 전반을 관리하면서 홀과 주방, 양쪽 모두를 디테일하게 신경 쓰며 ‘디테일 임원’으로 팀원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어린이 손님을 위해 초콜릿을 사오고, 메뉴에도 없는 콜라를 준비하는 모습은 이서진의 섬세함이 드러난 대목. 《윤스테이》 역시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서진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나 PD가 뭘 준비하는지 모른다. 물어보지도 않고, 물어본다고 말해 줄 사람도 아니다. 나 PD가 우리 회사에 전화해서 이때쯤 내 스케줄이 괜찮은지 물어본다. 괜찮다고 하면 그쯤에 일정을 꼭 빼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출연이 성사된다. 그래서 기사를 보고 내가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나에게 전화를 걸어 ‘형은 아무 생각하지 마. 첫 미팅할 때 다 얘기해 줄게’라고 한다. 근데 나도 굳이 미리 알고 싶지 않다. 알면 준비도 해야 하고 피곤하다.” 《윤스테이》는 현재 시청률 7~11%대를 오르내리고, 《타임즈》는 2%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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