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잠룡들, 文 콘크리트 지지율에 ‘친문’ 구애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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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통과하려면 친문 잡아야” 판단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3월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월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권 잠룡들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보다 ‘친문’ 구애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임기 말이지만 여전히 ‘콘크리트’ 같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일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지난 2~5일 전국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40.1%를 기록했다. 이는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의 차기 대선 1년 전 지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임기 초 80%를 상회하던 지지율은 작년 말 30%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40%대를 회복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본인의 SNS에 “레임덕이 오라고 고사를 지내도 국민 40% 이상이 지지하는데 레임덕이 가능하겠나”라고 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율에 여권의 대권 주자들은 ‘문심(文心)’ 잡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보통 차기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대권주자는 레임덕에 시달리는 현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에 오히려 문 대통령과 가까워지는 전략이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지난해 7월30일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2020년 7월30일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경선 이기려면, ‘친문’ 마음 얻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약점 당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문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며 친문과의 친밀도를 높여 왔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직후에 본인의 SNS에 “문 대통령님께서 그 자리에 계신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한 번 생각했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달 ‘기본주택’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말씀한 평생주택과 다를 바 없다”며 정책적 동질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곁에서 총리를 역임했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당 대표를 퇴임하면서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 지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친문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그는 당 대표 재임 기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청와대가 추진한 법안들을 강행하며 친문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제기해 강성 친문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당 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표심을 얻어야 하는 만큼, 친문의 표심은 여권 후보들의 희비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모두 친문 적통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친문 구애는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선이 더 가까워질수록 대권주자의 차별화 전략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대통령 임기는 이제 1년 남았지만, 국회의원은 3년 남았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청와대에서 대권주자들과 당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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