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좋은 직업은 LH 직원?”…‘불신 최고조’ 달한 LH
  • 박선우 객원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1 14: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 신 직업등급표’ 등장…1등급 직업에는 “판사와 LH 직원”
LH “LH 임직원은 현상황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직원 투기 의혹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직원 투기 의혹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땅투기’ 논란에 대한 전국민적 공분이 지속되면서 LH를 비꼰 ‘2021년 신 직업등급표’까지 온라인에 등장했다. LH에 대한 성토가 이어짐에도 일부 LH 전·현직 직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공부 못해서 (LH) 못와놓고 꼬투리 잡는다”다며 조롱하는 태도를 취해온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021년 신 직업등급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등급표에 따르면 LH 직원은 판사와 함께 1등급으로 분류됐다. 2등급에는 유명 로펌 변호사와 함께 ‘형제가 LH 직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LH 전·현직 직원들과 함께 그 가족들까지 땅투기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추정된다.

3~5등급까지도 ‘LH 직원과 관계자’가 모두 등재됐다. 등급표상 3등급 직업은 변호사, 의사와 함께 ‘부모가 LH 직원’이, 4등급은 금융기관 직원과 ‘친척이 LH 직원’, 5등급에는 공기업 직원과 대기업 직원 그리고 ‘베프가 LH 직원’이 분류됐다. LH를 향한 여론의 박탈감과 불신 정도를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분류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로도 퍼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등급표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전직원 감사해야 된다” “(내부 신고제도를 만들어) 서로 죽이고 물고 뜯게 하는 방법이 제일 좋다” “공시생 넘쳐나는데 물갈이 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LH 직원들을 향한 국민적 분노는 앞서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몇몇 인원들이 조롱 섞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가속화됐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본인을 LH 직원이라 밝힌 한 작성자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며 “니들이 암만 열폭(분노)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겠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라고 비꼬았다. 이어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라”며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하는 거 극혐”이라고 조롱했다.

해당 글로 인한 분노가 커지자 LH 측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LH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LH 임직원은 현재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해당 글과 달리 LH 전직원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철저한 조사와 혐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재발방지 대책의 신속한 시행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LH는 해당 글의 게시자가 현직 LH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블라인드의 운영 정책상 한번 직장을 인증하면 파면자나 퇴직자의 계정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LH는 “해당 글을 포함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글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어 국민의 분노와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에 공사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LH 전·현직 직원등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