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민주당, 변창흠 장관 결국 경질하나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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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패배 위기에 몰린 여권, 이미 방향 잡은 듯”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논란과 관련 지난 3월5일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논란과 관련 지난 3월5일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여권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선거를 앞둔 여당이 이미 변 장관 경질로 방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3월11일 여권에선 변 장관 경질 가능성에 대한 짙은 분위기가 묻어났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장관이 책임져야 될 일이라면 회피할 순 없다”며 “장관이나 LH 사장으로 있을 때 책임이나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변 장관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또한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상인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며 “어느 경우에도 책임 있게 처신할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정책 자체의 일관성, 이런 것은 또 다른 중요성을 갖기 때문에 종합해서 고려하고 싶다”며 경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오후 관훈토론회에서 필요하다면 변 장관 경질 여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공직자의 3기 신도시에 대한 공직자 투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차 정부 조사에서 3기 신도시 토지 투기 의심 정황이 발견된 이는 20명으로 그중 11명은 변 장관이 LH에 재임 중 이와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 총리 역시 결과 봘표 후 변 장관 경질론에 대한 질의에 “변 장관이 (이번 일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국민의 걱정과 심경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정치권에선 여권이 이미 변 장관에 대한 경질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민주당의 단호한 선택의 가장 큰 이유로는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상당한 데다가 변 장관이 직원들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며 국민들 마음에 불을 질렀다”며 “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변 장관을 경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 또한 “정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다. 이번 논란으로 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처한 민주당이 민주당이 변 장관을 경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와 민주당의 입장차는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교수는 “청와대에선 변 장관이 경질되면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어 민주당과 입장차가 있을 순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선거를 이겨야 하기 때문에 청와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평론가는 “청와대 또한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인사 검증이 청와대 몫이기에 청와대에서 나서서 경질을 이야기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으나 결국 문재인 대통령도 단호한 처리를 당부했고, 결국 여권 전체가 변 장관 경질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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