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까지 비판 행렬 가담 “램지어 논문, 팩트 무시해”
  • 박선우 객원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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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 3학년 3人 “학문의 자유엔 책임과 전문성이 따른다” 비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연합뉴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연합뉴스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두고 그의 로스쿨 제자들까지 비판 행렬에 가담했다.

12일(현지시각) 하버드 로스쿨 3학년인 스테파니 바이, 차민선, 린다 희영 박은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에 ‘램지어의 학문적 부정행위: 부정주의와 정당화’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기고자들은 로스쿨 교수들이 평소 학생들에게 정확한 인용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3년간 이런 교훈을 내면화한 우리들은 바로 우리 교수 중 한명이 쓴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이라는 논문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램지어 교수 논문이 학계와 정치권, 인권운동가, 학생들 사이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온 점을 짚으며 “램지어 교수의 계약 이론은 식민지배 대상인 가난한 젊은 여성들이 직면했던 현실에 대한 인식없이 공허하게 작동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문스럽고 오해의 여지가 있는 인용에 의존한 해당 논문은 생존자 증언과 국제 기구들의 조사로 확립된 팩트를 무시했다”며 “소위 ‘계약’은 법률상 무능력과 협박, 사기 등의 이유로 무효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고자들은 자신들이 논문의 인용 내용과 문헌자료를 확인하고자 램지어 교수와 접촉했다며 “불행히도 우리가 램지어 교수로부터 받은 어떠한 자료도 그 논문이 학술적 완결성에 관한 기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거라는 우리의 우려를 진정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한국인 위안부의 계약서를 제시하지 못한 점, 출처 불명의 블로그에서 인용한 증언을 포함한 점 등을 들어 “중대한 방법론적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대의 침묵에 대한 비판도 이루어졌다. 이들은 “진리를 모토로 내건 기관(하버드대학교)의 침묵을 고려할 때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고 신국수주의자들의 담론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느꼈다”며 “학문의 자유에는 책임과 전문성이 따라야 한다. 하버드 로스쿨 교수로서 무거운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실릴 법경제학리뷰(IRLE) 측은 지난 9일 램지어 교수의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출판물”로 간주된다며 3월호 인쇄본을 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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