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가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한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 후보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열린 김 후보와의 토론에서 “오늘 특검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국민의힘에서 거절했다. 무엇이 두렵길래 저렇게 바로 거절하는지 참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특검은 전형적인 여의도 문법의 정치다. 특검으로 소나기를 지나가려는 것 아니냐”며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특검 도입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잡아야 한다. LH 의혹뿐 아니라 신도시, 4대강, 뉴타운 문제도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H 해체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도 냈다. 김 후보는 “LH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주도하기 위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만든 것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도 “필요하다면 LH 공사를 해체하고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고 반응했다
이날 두 시간 가까이 서서 진행된 토론은 시작부터 치열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 3일 의원직까지 사퇴한 김 후보는 토론 내내 박 후보의 앞선 발언과 공약을 매섭게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공격보다는 공약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주로 쏟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가 전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김 후보는 “너무 포용력이 넓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본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며 “공약도 뜬구름 같아서 불안한 후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야권의) 안철수 오세훈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콜을 받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박 후보도 지원받고 싶은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자 박 후보는 “그건 좀 너무 많이 나가신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21분 도시’에 대해서도 “(지도에) 동그라미가 산 위에도, 한강 위에도 그려져 있다”며 “기존의 도시를 무시한 완전 'F학점이며, 21이라는 숫자에 꽂힌 것은 박 후보 혼자”라고 비꼬았다. 이에 박 후보는 “조금 편협하시다”며 “(김 후보의) 10분 동네와 맥을 같이 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확대 발전시킨 것이 21분 도시”라고 맞섰다.
또 “시대가 여성시장을 재촉하고 있다”는 박 후보의 말에 김 후보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가 있었지만 얼마나 재앙이었나. 첫 여성시장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여성 서울시장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를 한 뒤 후보 등록 첫날인 18일에 맞춰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