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만의 문제일까…의원님들의 ‘이해충돌’ 흑역사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5 14: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불문 부동산 투기부터 피감기관 취업 의혹까지
“전수조사도 용두사미로 전락할 듯”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이 5일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실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의 국토교통위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이 5일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실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의 국토교통위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LH 직원 투기 의혹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LH 직원 투기 의혹에 대해 남 일처럼 비난하고 있지만 국회야 말로 이해충돌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이해충돌 논란을 둘러싸고 국회의원들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공개 정보로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카와 지인,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등의 명의로 목포에 있는 부동산을 사들였다가 이해충돌 논란을 빚었다. 검찰은 목포시청과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비공개 사업자료를 받아 개인 투기에 활용했다는 혐의로 손 전 의원을 기소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8월12일 손 전 의원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의원은 항소한 상태다.

비단 여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박덕흠·전봉민 무소속 의원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 수주와 불법 재산형성 의혹 등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빚으면서 탈당까지 했다. 박 의원은 지난 5년 동안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국토부와 산하기관에서 공사 수주와 신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1000억원 이상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전 의원은 부산시의원으로 재직하던 당시 수백억원대의 관급공사를 가족회사가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남북경제협력 테마주를 보유했다가 문제가 됐다.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소속으로서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현대로템 주식을 소유했다. 현대로템은 남북 철도와 연관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을 둘러싸고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그는 논란을 인식하고 지난해 9월 현대로템 주식(1억7358만원)을 전량 매각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상임위를 사임하기도 했다. 인사혁신처 주식 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이 의원 자녀가 보유한 이스타홀딩스 지분에 대해 이 의원이 소속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자녀 명의의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매각하지 못했으며 결국 위원직을 사임했다.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 종료 후 곧바로 대기업에 취업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20대 국회에 입성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추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의원직을 사임한 뒤 대기업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과방위가 통신업계를 관리·감독한다는 점에서 추 전 의원이 LG유플러스로 취직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추 전 의원은 지난해 9월6일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직을 사임했다.

여야는 LH 논란 직후 의원들의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여야의 1차 협상은 불발됐다. 전수조사를 하자는 여당과 민주당 먼저 조사하라는 야당의 입장이 충돌해서다. 불과 2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여야는 전수조사 필요성을 외치며 '비리 척결'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불러왔다. 그러나 조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