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에 변기물 먹이고 구타”…서당에서 무슨 일이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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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부모,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들 엄벌 요구
“고문 수준 폭행 당해…서당 측은 은폐 시도”
ⓒ픽사베이
ⓒ픽사베이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이 경남 하동의 한 서당 기숙사에서 또래들로부터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와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의 딸 A양이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하동 지리산에 위치한 서당(예절기숙사)에서 동급생 1명과 언니 2명 등 총 3명으로부터 고문에 가까운 피해를 당했다며 가해자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화장실 변기물에 (A양의)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담궈 잠수를 시키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머리를 눌러 변기물을 마시게 했다”며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텀블러에 따라 억지로 먹게 하고 샴푸와 바디워시를 입안에 넣게 했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하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으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라고 했다. 

이어 “서당에서는 딸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 병원비를 청구해야 할 상황에서야 전화가 왔다”며 “그날도 딸아이는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학부모는 “병원에 다녀온 날에는 딸아이의 링거 맞은 부위와 아픈 부위를 집중적으로 구타했고 뜨거운 물을 붓는가 하면 자신들의 오줌을 먹게 하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했다”고 덧붙였다.

A양의 부모는 서당 측이 해당 문제를 내부에서 무마시키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은 “A양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서당 내 폭행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해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 알리라고 했으나 서당 측이 처음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서당 원장은 부모에게 큰일이지만 크게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했고, 아이들에게도 경고를 단단히 줘 화해를 시켰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하동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가해자 3명은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해자 중 1명은 14세 미만으로 촉법소년이지만 모든 가해자 3명에 대한 엄벌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사건을 은폐하려 한 서당 측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상남도교육청은 앞선 25일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명의 가해 학생들은 A양이 버릇없이 군다는 이유로 폭행하거나 바디워시로 양치를 시키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 

관할인 하동교육지원청은 사건을 인지한 후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폭행을 가한 학생들에게 서면사과와 사회봉사 등의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피해 학생 부모는 교육청의 처분이 미흡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한 사건 대응에 소극적이었던 서당 측에도 법적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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