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화석화 회장, ‘조카의 난’서 패한 박철완 상무 해임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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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된 박철완 상무 “끝이 아닌 시작…앞으로도 회사 개혁 추진”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를 해임했다.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 이른바 ‘조카의 난’을 일으켰다가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완패한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31일 “박철완 상무는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해 관련 규정에 의거해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 상무는 올해 초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했다.

박 상무는 주총에서 표심을 모으기 위해 파격적인 고배당과 경영진·이사회 변화 등이 담긴 주주제안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였다. 그러나 지난 26일 주총 표 대결은 박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주총 직후 업계에서는 박 상무가 금호석화를 떠날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박 상무가 계속해서 출근하자 회사가 먼저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상무는 미등기 임원이어서 회사가 계약을 해지하면 즉시 물러나야 한다.

박 상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화의 일방적인 퇴임 처리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내용들을 사측이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단정 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했다”며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에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이어 “제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닌데 사측이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하며 퇴임시켜 유감”이라며 “회사가 주총에서 그룹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한 약속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박 상무는 특히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박 상무는 앞서 주총에서 패배한 직후에도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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