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변수’ 된 사전투표율…與 40대 vs 野 2030에 주력하는 이유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4.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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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서로 “투표율 높으면 우리가 유리” 주장

4‧7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일 시작됐다. 정치권에선 사전투표율에 따라 최종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야 모두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며 사전투표율 높이기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여야가 주력하는 지지층은 서로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40대, 국민의힘은 2030 세대의 표심 모으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지세가 높게 나타난 반면, 40대에선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지지세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오늘부터 이틀간 서울-부산 등 722개 사전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 시사저널 최준필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오늘부터 이틀간 서울-부산 등 722개 사전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 시사저널 최준필

與野 모두 사전투표율 독려…속내는 ‘동상이몽’

먼저 민주당은 사전투표를 계기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7일부터 불거진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관련 거짓말 논란으로 추세가 뒤바뀌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은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40대는 직장인 등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만큼, 평일인 본 투표일보다 주말을 낀 사전투표일에 최대한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는 게 민주당 측 판단이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TBS라디오에서 “본투표를 하는 수요일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이 내일과 모레 사전투표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SNS ‘#사전투표하고 일해요’라는 문구를 올리며 투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26.7%의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의 압승을 견인했지만, 1년 사이 바닥 민심이 달라진 만큼 ‘이번에는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승산이 커진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중도 지지층을 끌어안아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중도에 가까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측면 지원에 나선 배경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보수 층 일각에서 제기해 온 사전투표 부정투표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부정선거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한민국 투표 시스템을 믿고 되는대로 많이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서울 노원구 유세에서 “사전투표에 대해 절대 의심하지 마시고 모두가 다 사전투표를 할 수 있으면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는 野 우세…‘깜깜이’ 기간 표심 바뀌나

그러나 양당 후보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15% 이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 직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는 최소 14.7%(현대리서치, 서울신문 의뢰, 30~31일, 서울 유권자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최대 23.1%포인트(입소스, 중앙일보 의뢰, 30~31일, 서울 유권자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차로 박영선 후보를 따돌렸다.

부산에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영춘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섰다. KBS·MBC·SBS 방송3사가 코리아리서치, 입소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1일 부산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후보는 46.8%로 26.7%를 얻은 김 후보를 20.1%포인트 앞질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여론 조사 결과만 보면 야권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은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표율 이외에도 부동산투기 관련 이슈나 코로나 방역상황 등의 변수가 남아있는 데다, 후보들의 막말이나 실언이 돌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2021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본인확인을 마치고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2021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본인확인을 마치고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전국 평균 투표율은 6.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총선 때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재보궐 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던 2019년 4‧3 재보선 사전투표 첫날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번 사전투표는 3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전국 722여 개 사전투표소에서 주소지와 상관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 본 투표는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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