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암호화폐 인정 못해” 輿 “신사업으로 바라봐야” 일제히 비판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4.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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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서
“투기성 강한 내재 가치 없는 가상자산으로 본다” 발언
민주당 의원들 “새로운 세계금융질서 차원의 문제…범정부적 논의 테이블 만들어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성수의 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낸 후 가상화폐 시장은 미국발 금융제제까지 겹치며 전반적으로 급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다급히 SNS 등을 통해 은 위원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금융위는 정신 좀 차려라”라며 은 위원장의 말에 유감을 표했다. 전 의원은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으로 보는 위원장과 금융당국의 태도부터 잘못됐다”며 “인정할 수 없으면 대체 왜 특금법으로 규제하고, 세금을 매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이건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년들의 의사결정을 비하하는 ‘꼰대’식 발언”이라며 태도도 규탄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신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암호화폐 시장을 두고 국무조정실, 금융위, 기재부, 한국은행과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중 간 디지털 화폐 경쟁에 따른 새로운 세계금융질서 차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미국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나스닥에 상장됐고 테슬라와 위워크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삼는 마당에 이를 미래 먹거리로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단지 투기 수단으로만 폄훼하고 규제하려는 것은 기존의 금융권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은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암호화폐는 인정할 수 없고 제도권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투자자에 대한 정부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주식시장과 자본시장은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가상자산 들어간 분들까지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생각이 다르다”라고 답했다. 또 “저희가 암호화폐를 보는 시각은 한국은행 총재의 ‘트기성이 강한 내재 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이 있고 가상화폐는 일제히 급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고소득층 자본이득세율을 2배 가까이 인상한다고 밝힌 후 비트코인이 하루 사이 15%까지 급락했다. 더불어 은 위원장의 발언이 더해지며 한국 거래소에만 상장된 알트코인들까지 일제히 10~30%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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