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의혹 제기자 “기사 정정 부탁받아”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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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피고소자 신분으로 24일 첫 경찰 조사 받아
기씨, 의혹 전면 부인하며 지난 3월 폭로자 2명 고소
FC서울 축구선수 기성용  ⓒ연합뉴스
지난 2월 축구선수 기성용씨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A씨가 5월24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기씨는 해당 의혹을 폭로한 A씨 등 2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지난 3월 고소했다. 사진은 FC서울 축구선수 기성용 ⓒ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FC서울·32)씨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A(31)씨가 24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기씨는 성폭력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해당 의혹을 폭로한 A씨 등 2명을 지난 3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는 오후 2시부터 A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A씨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폭로 이후 기씨 측에서 사과하겠다면서,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끔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기씨 측은 다른 후배를 통해 A씨에 연락을 해 왔다.

앞서 A씨 등 2명은 초등학교 시절인 2000년 1~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배인 기씨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지난 2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에 기씨는 성폭력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지난 3월 이들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날 취재진에 “용기를 내서 폭로한 이후 이렇게 과정이 힘들어질 줄 몰랐다”며 “그분이 정말로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건지 궁금하고, 20년 동안 제 친구와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서 계속 이런 얘기들을 주고받았나 싶어서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씨와 B씨가 사과만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 저나 다른 피해자도 모두 돈을 벌 만큼 벌고 있어 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20여 년 전의 일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서는 “배구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분들이 용기를 낸 것처럼 저희도 용기를 냈다”며 “(기씨가)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했는데,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경찰이 공정히 수사해주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씨는 지난 3월3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취재진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수사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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