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강행하는 IOC와 스가에 일본 내 여론 최악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5.29 1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일 9개 광역지방자치단체 발령된 긴급사태 3주 연장
올림픽 주요 후원 기업 뿐 아니라 자치단체장, 일본 내 민심마저 개최 취소 여론
2020년 8월 유지관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철거된 올림픽 조형물이 12월1일 도쿄 오다이바 해양공원 수변지역에 재설치되기 위해 이송되는 모습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REUTERS
2020년 8월 유지관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철거됐다가 도쿄 오다이바 해양공원 수변지역에 재설치되기 위해 이송되는 모습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REUTERS

28일 도쿄도 등 9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발령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 기한이 3주 연장 됐다. 3주 연장 된 내달 20일은 도쿄 올림픽 개최 한 달 전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 등으로 일본 내에서도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IOC와 일본 정부는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스가 총리 주재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9개 주요 도시에 발효 중인 긴급사태를 3주 연장한 내달 20일까지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스가 총리는 “5월 중순 이후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달라 예단하기 어렵다”며 연장 배경을 밝혔다.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은 주류 제공 음식점 등이 휴업하고 백화점 등 대형 상업시설도 휴업하거나 영업시간 제한된다.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도 긴급사태 연장 지역에 속한다. 내달 20일은 도쿄 올림픽 개막(7월23일)을 한 달 앞둔 시기다. 이미 도쿄 내 신규확진자의 80% 이상은 영국에서 유행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돼 변이 바이러스로 감염원이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일본 정부와 IOC의 도쿄 올림픽 개최 의지는 강경하다. 긴급사태 연장을 발표한 자리에서 스가 총리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목소리를 확실히 듣고 관계자들과 협력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위한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IOC 인사들도 개최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과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중지를 요청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대회는 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운드 위원은 올림픽 개최 중지 기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중요한 것은 올림픽 개최를 전제로 허용할 수 없는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과학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존 코츠 IOC 부위원장 겸 조정위원장도 도쿄 올림픽 개최 강행에 대한 의사를 대대적으로 밝혔다.

일본 내 여론은 각계에서 도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 포스트가 27일 공개한 도쿄 올림픽 후원 기업 71개에 개최 찬반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의견을 낸 기업은 6곳에 불과한 8.5%였다.

올림픽 후원사인 일본 아사히 신문 마저 26일 올림픽 개최 취소를 스가 요시히데에 직접 요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는 ‘도쿄 올림픽 중지 결단을 총리에 요구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국민의 목소리가 어떻든 총리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한다”며 “올림픽이란 대체 무엇인가. 사회를 분열시키고 만인에게 축복받지 못하는 축제를 강행했을 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지 총리와 올림픽 조직위원회 간부들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본 사이타마현 사카도시의 이시카와 기요시 시장도 21일 "올림픽을 열면 일본은 멸망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위기감이 크다“며 ”감염증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 올림픽을 여는 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대적으로 밝혔다.

지난 17일 발표된 아사히 신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일본 국민의 83%가 도쿄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보다 앞선 5월 초 요미우리 신문의 여론 조사에서는 59%가 도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