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교육감 “미래 교육, 블렌디드 러닝으로 준비했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1 14:00
  • 호수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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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교육 혁신의 핵심은 수업과 평가 혁신”

“지난 7년을 돌이켜보면, 마음에 가장 남는 점은 미래 교육을 준비한 겁니다.” 7월5일 부산교육청 집무실에서 마주한 김석준 교육감은 자신의 교육감 재임 7년의 소회를 풀어놨다. 김 교육감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부산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질문지를 빼곡히 준비했다. 확신에 찬 성과로 입을 연 김 교육감은 이후 원고도 없이 1시간 가까이 부산 교육에 대한 소신과 성과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이따금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할 때 자료를 살짝 들여다보는 게 전부였다. 당 대표, 대학 교수, 교육감을 넘나들며 살아온 인생처럼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 ©부산교육청
김석준 부산교육감 ©부산교육청

7년 전 첫 취임 당시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부산 교육’을 강조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7년 전 처음 교육감에 취임할 당시 부산교육청의 청렴도가 바닥이었다. 또 시민들로부터 교육에 대한 신뢰를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교직원들도 자부심을 못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부산 교육이 나아갈 목표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부산 교육’이라고 정했다. 4년이 지난 후 상당한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미래 교육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핵심과제로 삼았다. 결국 부산 교육의 지향점을 ‘미래를 함께 여는 부산 교육’으로 설정하고, 준비해왔다.”

두 번째 임기 도중에 코로나19가 휘몰아쳤다.

“정상적인 등교수업이 힘들었다. 원격수업만 하다가 이후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부산교육청은 미리 미래 교육을 준비한 덕분에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이 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래 교육 준비를 앞당겨서 할 수 있게 됐다.”

재임하는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미래 교육 기반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과 교육 격차 없는 부산 만들기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권위적인 학교문화를 민주적으로 바꾸는 학교문화 혁신과 수업·평가 혁신을 위해 힘써왔다. 무엇보다도 초·중·고 전 교실을 블렌디드 러닝 수업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갖췄고, 학교 현장의 원활한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부산에듀원 학습플랫폼’도 운영한다. 특히 창의공작소와 부산수학문화관 등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학교 밖 각종 체험 공간도 하나씩 완성 중이다.”

수업·평가 혁신이란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교육 혁신의 핵심은 수업과 평가 혁신이다. 부산교육청은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과정 중심 평가를 안착시키고 있다. 수업·평가지원센터를 만들어 선생님의 수업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평가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은 교육복지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해 교육복지를 확대해왔다. 생애 처음 교복을 입는 모든 중학생들에게 2019년부터 교복을 제공하고, 초·중·고 모든 학생의 수학여행비를 올해부터 지원했다. 고등학교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계획보다 앞당겨 지난해부터 실행했다. 유치원의 공교육 확대를 위해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했다. 내년 3월 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에 체험교육장을 갖춘 공립 허브유치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부산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부산교육청은 코로나19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교육으로 진일보하기 위해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 사업은 다소 생소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학습자원과 블렌디드 교실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혼합수업을 통해 학생의 학습 주도권을 강화하는 교육이다. 즉 학교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e러닝의 한계점을 보완한다. 오프라인 교실 수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수업 방식이다. 컴퓨터와 포털 등을 활용하는 각종 수업자료를 전자칠판으로 불러올 수 있다. 한마디로 교실 수업 개선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라고 자부한다.”

향후 부산교육청의 블렌디드 러닝 사업 운영계획은.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275억원을 들여 초·중·고·특수학교 233개교 4875학급을 대상으로 블렌디드 교실을 이미 구축했다. 올해도 537억원을 들여 초·중·고·특수학교 374개교 8130학급에 블렌디드 교실을 구축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원활한 블렌디드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온라인 학습, 화상 시스템, 콘텐츠 제작 등 모든 교수학습 활동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누적 관리하는 통합형 교수학습 플랫폼인 ‘부산에듀원’을 개발해 시범운영 중이다. 이렇게 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 없는 수업 진행뿐만 아니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미래 교육을 준비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시대다. 교육도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우리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는 용기가 요구된다. 또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을 줄 아는 비판적 사고력과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는 연대와 협업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성을 겸비해야 한다.”

이에 대한 부산교육청의 준비도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부산교육청은 미래 교육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부산교육비전 2030 플러스 연구를 추진했다. 이어 2019년 부산미래교육 방향 탐색에 관한 기초연구와 2020년 부산미래교육 보고서 및 부산미래학교 모델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부산미래학교 후속 연구 등을 통해 연구와 데이터에 기반한 미래의 부산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고민해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환경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추세다.

“지난해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또 부산시는 환경부 지정 환경교육 도시로 선정됐다. 부산교육청은 환경부, 부산시와 협력해 옛 반여초등학교에 친환경 체험장인 국가환경체험교육관 건립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 세대의 주인인 청소년들의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위해 올해 ‘지속 가능한 생태·해양교육’을 역점과제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환경교육을 위한 부산교육청의 대표적인 방안을 소개하자면.

“부산교육청은 중학교 환경 교과서인 ‘부산의 환경과 미래’를 개발하고 있다. 이 교과서에 낙동강과 태종대 등 학생들이 나고 자란 우리 고장의 친숙한 생태환경자원과 환경 관련 최신 자료를 담는다. 내년에 학교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어떤 점에 중점을 둘 것인가.

“부산교육감 2기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다. 남은 임기 동안 올해 제시한 4대 역점과제와 주요 현안들을 잘 마무리하고, 부산 교육을 미래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토대를 확실히 마련할 각오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재능을 계발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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