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이준석, 최재형 입당으로 전세 역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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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일각 “이준석 때려봤자 좋을 게 없다” 분위기

여권과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소동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전격 입당으로 위기를 모면한 분위기다. 이 기세를 몰아 이 대표는 당 밖 주자들의 입당을 촉구하며 ‘야권 빅텐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최 전 원장의 입당 결정에 대해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플랫폼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 전 원장은 정당정치 의지가 강한 분”이라고 치켜세우며 “그 외 다양한 주자가 우리 당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과가 곧 확인될 것”이라며 당 밖 주자들의 연쇄 입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동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코로나가 갈수록 심해지면 정치 행위가 제한되고 국민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의 입당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윤 전 총장이 최근 최장집 교수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을 만나며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3지대 세력화 포석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긴 모습 ⓒ 시사저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긴 모습 ⓒ 시사저널 이종현

최재형 업은 이준석, 야권 빅텐트 드라이브

이 대표가 자신감을 내비친 배경에는 최 전 원장이 입당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사퇴 이후 최소 한 달 가량 장외에 머물 것이란 관측과 달리,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이 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전격 입당을 결정했다. 최 전 원장은 입당 소감에서 “이 대표가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하는 노력들을 지켜봤고 좋게 평가한다”며 자신의 입당 배경에 ‘이준석 돌풍’이 있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다.

당 밖에서 이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를 흔드는 것은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를) 감싸고 보호해줘야만 당의 미래가 있다. 끌어내리려고 하면 발전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최연소 대통령감’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잠잠해진 분위기다. 이 대표의 리더십을 흔든 결정적 계기였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파동은 김기현 원내대표가 나서 ‘해프닝’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내홍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해당 이슈를 계기로 ‘제왕적 리더십’ ‘정치 미숙아’라는 비판에 휩싸였지만, 최 전 원장의 입당 이후 그를 저격하는 공개 비판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야권 관계자는 “개혁의 아이콘이자 당의 얼굴이 된 이 대표를 때려봤자 도움 될 게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이준석 대표와 핸드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이준석 대표와 핸드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준석 리스크’에 지지율도 ‘휘청’ 

다만 이 대표에 대한 당내 비판이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0선의 30대 정치인으로서 지지기반이 부족한 대표인만큼,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이 대표를 향한 견제구가 끊임없이 날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지지율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6월 둘째주 이후 두 달 만이다, 조사 기간에는 이 대표가 일으킨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과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 주장에 따른 논란까지 반영돼 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질렀으나, 한 주 만에 다시 역전 당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한국갤럽
ⓒ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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