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시대’ 개막한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풀어야 할 숙제는?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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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선대 지분 확보‧내부거래 해소…어깨 무겁다
김태현 성신양회 신임 회장 ⓒ성신양회 제공
김태현 성신양회 신임 회장 ⓒ성신양회 제공

김태현 성신양회 부회장이 최근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부친인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은 대표이사와 회장 자리에서 내려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미국 루이스클락대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태현 신임 회장은 2002년 28세의 나이로 성신양회에 입사했다. 입사 직후 기획이사에 올라 경영수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최근 회장에 오르며 경영 최일선에 나섰다.

김 회장은 성신양회에 대한 지배력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김 명예회장은 2000년대부터 김태현 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을 벌여왔다. 증여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 등을 통해서였다. 그 결과 2016년 김 부회장은 김 회장(11.05%)을 제치고 성신양회 최대주주(11.98%)에 올랐다. 김 부회장이 성신양회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김 부회장은 성신양회 지분율을 13.03%까지 끌어올리며 김 회장(11.39%)과의 지분 격차를 더 벌렸다.

오랜 경영수업 끝에 성신양회를 책임지게 된 김 회장이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먼저 점차 악화하는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성신양회는 2013년 영업이익률 7.34%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영업이익률은 4.33%에서 2019년과 지난해 말 2.93%까지 낮아졌다. 신사업 및 해외사업 부진과 성신양회의 100% 자회사인 성신레미컨의 사업 손실 등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성신양회는 수익성 제고 방안으로 친환경사업을 검토 중이다.

김 회장은 또 부친인 김 명예회장이 보유한 성신양회 지분 11.39%을 넘겨받기 위한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김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342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에게는 재원을 마련해 김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을 직접 매수하는 방안이 가장 유리하다.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지분을 받을 경우 최고세율 50%가 적용돼 막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감 몰아주기 및 사업기회유용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성신양회와 계열사들은 김 회장의 동생인 김석현 성신양회 부사장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사업기회를 넘겨줘 부당이득을 취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논란이 된 회사는 김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진성레미컨과 성신산업, 진성레미컨의 100% 자회사인 진성그린 등이다.

이들 회사 중 진성레미컨과 성신산업은 성신양회로부터 시멘트 원료를 매입해 레미콘을 제조‧판매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레미콘 제조가 성신레미컨의 핵심 사업 부문이라는 데 있다. 이를 두고 성신레미컨은 직접 영위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김 부사장 개인회사에 넘겨 사익을 취하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진성그린의 경우는 성신양회로부터 시멘트를 대규모 매입해 진성레미컨과 성신산업 등 계열사에 판매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신그린 매출원가에서 성신양회로부터 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안팎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진성그린은 성신양회와 다른 계열사와간 거래 과정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거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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