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IOC ‘욱일기 규제’ 약속, 문서로 받았다”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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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구두약속 과장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답
‘이순신 현수막’ 철거로 ‘욱일기 규제’ 약속 얻어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7월19일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끄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이날 일본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7월19일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끄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이날 일본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도쿄올림픽 기간 ‘욱일기 사용 규제’를 이끌어 낸 대한체육회가 해당 사실을 ‘문서’로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구두 약속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문제제기에 ‘증거가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은 19일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촌에 걸렸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이번 일은 일본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 약속에 관한 문서를 받아둔 것이 있기 때문에 염려 안 하셔도 된다”고 밝혔다.

이어 “IOC에서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 발언을 자제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IOC는 이순신 장군 관련 현수막에 대해 IOC 헌장 50조(정치·종교·인종적 선전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철거를 요청했다. 현수막에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장계 내용인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를 패러디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글이 적혀 있었다.

IOC의 현수막 철거 요청에 대한체육회는 결국 현수막을 뗐지만, IOC에 일본의 욱일기 사용에도 똑같은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수막 철거 후 “모든 올림픽 시설 내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헌장 50조를 적용하기로 약속하고 현수막 철거에 상호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일본 아사히 신문이 “욱일기는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이 아니다”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입장을 보도하면서, IOC와의 약속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IOC의 구두 약속을 과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IOC와의 약속에 의구심을 가지는 여론이 커지자 이 회장이 이날 공개적으로 “우리가 현수막을 내릴 때 사전에 먼저 문서를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나리타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도착했다. 이 회장, 장인화 선수단장이 이끄는 우리나라 선수단 본진은 양궁 11명, 체조 10명, 탁구 9명, 펜싱 8명, 자전거 2명, 승마 1명에 본부 임원 28명까지 총 69명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염려되지만, 선수 관리를 잘해서 무난하게 대회를 치르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수들이 그동안 훈련해온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선수촌 한국선수단 아파트 거주층에 걸린 이순신 장군 현수막 모습.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7월17일 오전 철거됐다.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선수촌 한국선수단 아파트 거주층에 걸린 이순신 장군 현수막 모습.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7월17일 오전 철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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