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업 시작한 오리온그룹 3세,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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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회장 외아들 서원씨, 경영지원팀 입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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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외아들 서원씨가 지난 1일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 수석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 유학 생활을 거쳐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그룹 인공지능(AI)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재무팀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해왔다. 이런 가운데 담 수석부장이 최근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3세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담 수석부장이 올해 33세로 젊은 나이인 만큼 아직은 승계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담 수석부장이 오리온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담 회장 일가는 그동안 담 수석부장을 중심으로 지분 승계를 진행해왔다는 점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담 수석부장은 2017년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 출범할 당시 출자에 참여해 지분 1.22%를 확보했다. 또 2018년에는 담 회장으로부터 오리온 지분 1.10%를 증여받아 오리온홀딩스(37.37%)와 이 부회장(4.08%)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그룹에 합류한 담 수석부장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함과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는 앞서 편법 증여 논란에 휘말린 바 있기 때문이다(‘[단독] 담철곤 오리온 회장, 자녀에 불법 재산 증여 의혹’ 참조).

편법 증여 의혹의 핵심은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아이팩이 2002년 중국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에 설립한 랑방애보포장유한공사(랑방애보)다. 당초 담 회장 소유이던 랑방애보는 오리온이 중국에 설립한 제과 계열사에 포장재 등을 납품하며 손쉽게 매출을 올려왔다.

랑방애보는 2013년 담 수석부장이 홍콩에 자본금 1달러로 설립한 ‘Stellaway Limited(스텔라웨이)’에 매각됐다. 담 수석부장은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인수자금은 마련했다. 이후 랑방애보는 유보금을 스텔라웨이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를 통해 담 수석부장은 인수를 위한 대출금 전액을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라웨이는 이듬해인 2015년 랑방애보 지분을 중국법인 ‘오리온푸드(Orion Food Co.Ltd)’로 넘겼다. 이 거래를 통해 서원씨는 8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오리온그룹은 “편법 증여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을 그룹 공익재단에 기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40억원을 기부한 상태이며, 나머지도 전액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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