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와 가덕도 신공항은 어쩌나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5 14:00
  • 호수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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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 직위 상실로 난항
박형준 부산시장 “내가 전면에 나서서 차질 없도록 할 것”

“걱정스럽다.”‘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에서 댓글조작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7월21일 한 부산시 공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지사의 도지사직 상실로 부산·울산·경남이 함께 추진하던 ‘부·울·경 메가시티’도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특히대법원 선고 하루 전인 7월20일 김 전 지사는 영남권미래발전협의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사실상 메가시티를 주도해 왔다. 부산시의 한 공무원은 “부·울·경 광역연합 등 경남도와 협업 중인 대형 현안은 김 전 지사처럼 영향력 있는 인사의 전략적 의사 결정이 절실한데, 앞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비록 김 전 지사 및송철호 울산시장과 당은 서로 다르지만,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 왔다. 그는 판결이 있기 전날인 7월2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 못지않은 남부권의 새로운 발전 축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박람회나 가덕도 신공항 등은 모두 부산만의 사업이 아닌 동남권 메가시티 차원에서 발굴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발전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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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김경수 당시 경남지사 가 부산시청에서 손을 맞잡고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을 위 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연합뉴스

朴 “취임 후 경남·울산과 한 번도 이견 없어”

부산·울산·경남은 7월29일 울산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합동추진단 개소식을 겸해 ‘부·울·경 6자 협약식’을 열 예정이다. 부·울·경 시·도지사와 의회 의장 6명이 특별지방자치단체 추진을 약속하는 행사다. 하지만 이 자리에 김 전 지사 대신 도지사 권한대행이 자리하게 돼 행사의 무게감이 확 떨어질 전망이다.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박형준 부산시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박 시장은 대법원 판결 이튿날인 7월22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2030 엑스포가 부·울·경 전체 사업이듯이 동남권 메가시티도 서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위해 김 전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와 가덕도 신공항 등도 장애물을 만났다. 김 전 지사는 정부 지원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부·울·경3개 광역자치단체로 구성된 부·울·경광역연합 출범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로 정부 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여태까지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역량에 의해 정부 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7월6일 발표한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부산(노포)·양산(웅상)·울산(KTX울산역) 노선과 부·울·경순환선인 창원·김해(진영)·양산(물금·북정)·울산(KTX울산역) 등이 반영된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부·울·경의 광역교통 확충사업이 많이 포함되면서 1시간 생활권을 바라볼 수 있어서다.하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덕도 신공항은 내년 상반기 사전타당성 조사가 끝나는데, 향후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해결사’ 역할을 한 김 전 지사의 부재가 아쉬워질 수밖에 없다.

7월22일 박 시장은 부·울·경현안의 전면에 이제 자신이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시사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취임한 이후 김 전 지사, 송철호 울산시장과 단 한 번도 이견을 보인 적이 없다”며 “(경남이) 권한대행 체제지만, 부·울·경메가시티 등 현안에 대한 연속성은 보장될 것이다. 내가 전면에 나서서 가덕도 신공항과 메가시티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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