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갯벌’ 고창-순천, 국내 첫 문화·자연유산 모두 보유
  • 박칠석·전용찬 호남본부 기자 (sisa613@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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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순천 등 한국의 갯벌,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올라
고창 고인돌유적·순천선암사…문화유산으로 각각 2000년과 2018년 등재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모두 보유한 지역이 됐다. 생태계 보고이자 철새 서식지인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다.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5개 지자체에 걸쳐 있는 4개 갯벌이다.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유네스코가 인류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해 1972년 시작한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제외하면 13건이 모두 문화유산이었다. 이번에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이 되면서 자연유산이 두 건으로 늘었다.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모두 보유한 지역이 됐다. 고창은 2000년 고인돌 유적이 문화유산에 등재된데 이어 갯벌이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에 올랐다. 고창 갯벌 모습. ⓒ고창군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모두 보유한 지역이 됐다. 고창은 2000년 고인돌 유적이 문화유산에 등재된데 이어 갯벌이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에 올랐다. 고창 갯벌 모습. ⓒ고창군

‘고창 고인돌유적’에 이어 갯벌 자연유산 등재

27일 고창군·순천시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26일 중국 푸저우에서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를 열고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갯벌’에 대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최종 확정했다. 국내 유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이후 14년 만에 이룬 쾌거다.

고창군의 유산구역은 6466㏊로, 군은 갯벌 보호관리를 위해 2018년 습지 보호구역을 대폭 확대했다. 고창갯벌은 세계적으로 특이한 지형인 쉐니어(Chenier, 해안을 따라 모래 혹은 조개껍질 등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와 주변의 염생식물, 철새 서식지가 한곳에 있어 자연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   

고창갯벌 중 고창군 부안면·심원면 일원에 있는 10.4㎢는 2007년 12월 말 ‘고창갯벌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2010년 2월 고창갯벌 40.6㎢, 부안갯벌 4.9㎢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 등록됐다.

한국의 갯벌이 있는 고장 5곳 가운데 고창에는 2000년 문화유산이 된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 있다. 고창은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고,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농악과 판소리로도 이름난 고장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도 추진 중이다.

고창군 관계자는 “유네스코 사업에 유·무형유산들이 이름을 올려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고 자평한다”며 “고인돌 유적과 갯벌을 연계하고, 세계유산 가치를 살린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모두 보유한 지역이 됐다. 순천은 2018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선암사와 더불어 보성-순천갯벌이 자연유산에 올라, 세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유산 도시가 됐다. 순천 갯벌 모습. ⓒ순천시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모두 보유한 지역이 됐다. 순천은 2018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선암사와 더불어 보성-순천갯벌이 자연유산에 올라, 세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유산 도시가 됐다. 순천만 갯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모습. ⓒ순천시

선암사에 이어 순천만 갯벌도 세계가 ‘인정’

순천시도 2018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선암사와 더불어 세계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유산 도시가 됐다. 순천에는 2018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중 하나인 선암사가 존재한다.

이번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보성-순천갯벌은 금강에서 시작한 갯벌 퇴적물이 모이는 곳으로, 넓게 발달한 염습지와 뛰어난 염생식물 군락을 보여준다.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이며, 노랑부리저어새 등 25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20여종의 조류가 찾는 등 생물학적 가치가 큰 갯벌로 평가되고 있다.

순천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민들과 함께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성해 전신주를 지중화하거나 철거하고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사업을 추진하는 순천만을 보존하는 데 주력해왔다. 시민이 함께 순천만을 보호한 결과, 2018년에는 람사르 습지 도시로 인증됐고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국제적인 지명도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관광 수입 증가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며, 협약에 따라 전문기구를 통해 유산 보호에 필요한 재정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순천시는 설명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생태를 보존하고자 했던 시민들의 순수한 노력이 갯벌처럼 겹겹이 쌓여서 ‘순천만’이라는 순천의 정체성이자 최고의 자산을 만들어냈다”며 “소중한 자연유산이 안전하게 보존·관리 되도록 더욱 힘쓰고,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순천의 생태환경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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